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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체납 항소심, 절차와 실체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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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관리비 체납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항소심 단계로 접어들며, 쟁점의 결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이 사건은 체납 사실 자체보다, 공동주택 관리 주체가 어떤 절차를 거쳐 책임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리단은 1심 판결 이후 소송 전략을 정비하며, 실체 판단을 향한 두 번째 문을 열고 있다.

분쟁의 출발점은 대전시 유성구의 한 오피스텔이다. 공용부분 관리비 체납액은 2억6000여만원에 이르지만, 1심 법원은 체납 여부나 금액의 적정성을 판단하지 않았다. 관리단과 관리인의 지위, 총회 소집 절차의 적법성이 선결돼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체납금은 실체 심리 없이 남게 됐다.

관리단은 항소심에서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핵심은 절차 보완이다. 1심에서 지적된 관리인 선임과 총회 소집의 문제를 해소한 뒤, 관리비 청구의 정당성을 본안에서 다투겠다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법원을 통한 임시관리인 선임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시관리인이 법적 권한을 확보하면, 총회를 통해 관리단 구성의 적법성을 다시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관리단 측은 이번 항소가 체납을 둘러싼 책임 구조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관리비는 특정 주체의 재량이 아니라,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기, 수도, 엘리베이터 같은 공용시설은 개별 납부 여부와 관계없이 운영돼 왔고, 그 비용은 대부분 납부를 이어온 구성원들이 감당해 왔다.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관리단의 문제 제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절차 미비로 본안 판단이 반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리비 분쟁 전반에서 책임의 기준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관리단이 절차를 보완해 다시 소송에 나선 것은 공동체 운영의 기본 원칙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리단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취지를 명확히 한다. 특정 세대를 겨냥한 대응이 아니라, 그동안 공동체가 대신 부담해 온 비용을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관리비 납부의 기준을 다시 세우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본안 판단을 통해 관리비 산정과 승계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길 기대하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절차 보완의 실질성과 함께, 공용부분 관리비의 특별승계 범위와 체납금 산정의 합리성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관리단의 대응이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될 경우, 그간 미뤄졌던 실체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항소심은 개별 오피스텔을 넘어서, 관리비 분쟁에서 관리단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시험하는 자리다. 공동체 운영의 비용을 누가, 어떤 원칙으로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떤 방향으로 제시될지, 그 결과가 향후 유사 분쟁에 중요한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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