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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학 시대 한국기업의 생존 방식과 외교 전략

머니투데이 최보기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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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이병철 삼성전자 전 부사장’이 쓴 『K-반도체 초격차전략』을 보자마자 삼성 창업주와 같은 저자 이름부터 눈에 확 띄었다. 지난 세대 때 삼성그룹 창업주처럼 크게 되라는 뜻에서 자녀의 이름을 일부러 ‘병철’로 지어줬던 경우가 꽤 많았는데 저자도 그중 한 사람일 수 있겠다. 만약 그렇다면 저자는 부모님께 두고두고 큰절을 올려야 할 것이다. 그 어려운 ‘삼성전자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갔으니까.

반도체를 매개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본질에 육박하는 이 책의 종점은 결국 ‘중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중국은 정말 무서운 나라다. 그 넓은 땅덩어리는 물론이요, 14억이 넘는 인구가 차질 없이 먹고사는 것 또한 대단하다.

호사가들은 ‘중국은 오지 산골에서 주민등록 없이 대충 사는 인구만 2억은 족히 넘을 것, 중국인이 동시에 제자리뛰기를 하면 지구가 공전궤도를 벗어날 것’이라며 ‘농담’을 즐기지만 그 또한 본질에는 ‘농도 짙은 진담’이 배어 있다.

무서운 것이 어디 그뿐일까? 오랫동안 중국 주재 특파원으로 일했던 한 언론인이 오래전에 한국과 중국 인재 간의 경쟁력에 대해 대략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중국을 통치하는 공산당의 전체 당원은 약 1억 명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공산당원이 되기 전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에 가입한다.

공청단-공산당 청년당원 인구가 또 약 1억 명이다. 이들이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성장해 소수의 국가 지도자로 발탁된다. 한국의 5급 공채 공무원 충원은 1년에 약 300명 내외다. 30년 후 국가 경영의 일선에서 어느 나라 인재가 더 경쟁력 있겠냐는 질문이 특파원의 결론이었다.

『K-반도체 초격차전략』 역시 결론은 현재 중국의 무서운 굴기(?起)와 경쟁력을 멍하니 바라만 볼 상황이 아니다, IMF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냉전시대 군사적 대결이 기술 대결로 변했는데, 그 최전선이 반도체일 뿐 ‘자율주행차, 2차전지, 바이오, 희귀광물, 인공지능(AI), 로봇’ 등으로 전선은 이미 확대됐으니 한국 기업은 지정학이 아닌 기정학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생존방식, 외교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열변이다.


중국을 중심에 놓고 미-중 헤게모니 싸움에서 ‘기정학 리스크’와 맞닥뜨린 한국 기업의 활로를 고민한 저자는 책 말미에 ‘한국 기업이 승리하는 다섯 가지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인재전쟁, 국가 외교 정책과 기업 외교의 시너지 창출, 통합거버넌스-국가 총력 대응 체제 구축, 공급망 안보-기술주권 회복을 위한 전략적 재설계,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 재정립-지피지기의 실현’이 그것들이다.

‘숫자에 얽힌 중국문화 코드’나 ‘중국의 친구 스케일’처럼 흥미로운 ‘비교 중국학’까지 독서의 재미를 가미한 『K-반도체 초격차전략』은 ‘중국의 미래, 화웨이의 기업문화’도 다루고 있다. 회사 이름 華爲(화위)는 중화유위(中華有爲)의 줄임말로 ‘중국은 할 수 있다’, ‘중국은 크게 될 것이다’는 뜻이다.

기업철학에 중화주의 사상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삼성그룹의 경영 모토인 ‘사업보국(事業報國)’과 일맥상통한다.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흔히 ‘늑대문화 狼性文化’로 통칭된다. 이 문화는 ‘민첩성, 팀워크, 끈기, 리더십’을 바탕으로 ‘강력한 내부 경쟁 시스템’이 특징이다.


『K-반도체 초격차전략』의 이병철 저자는 한국이 현재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임을 무겁게 경고하며 나라와 기업의 생존방식과 외교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기업외교’란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대관업무’와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K-반도체 초격차전략』 / 이병철 지음 / 더봄 펴냄

▲『K-반도체 초격차전략』 / 이병철 지음 / 더봄 펴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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