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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반도체 표면 제어의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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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친환경 초소형 반도체 화학-반응. 이미지

친환경 초소형 반도체 화학-반응. 이미지


우리 일상에서 빛을 만드는 반도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에서 성능의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론적으로는 밝은 발광이 가능하지만, 실제 구현에서는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특히 수 나노미터 수준의 초소형 반도체에서는 표면 결함이 빛을 잡아먹는 구조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한 해법을 KAIST 연구진이 제시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은 인듐 포스파이드(InP) 기반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다루는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반도체 소재에서 발광 효율의 구조적 제약을 넘어서는 성과다.

앞줄 왼쪽부터 KAIST 주창현 공동 1저자, 연성범 공동 1저자, 뒷줄 왼쪽부터 하재영, 조힘찬 교수, 장재동.

앞줄 왼쪽부터 KAIST 주창현 공동 1저자, 연성범 공동 1저자, 뒷줄 왼쪽부터 하재영, 조힘찬 교수, 장재동.


연구의 중심에는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이라 불리는 초소형 반도체 입자가 있다. 수십 개 원자로 구성된 이 입자는 크기와 구조가 균일해 이론적으로 높은 발광 성능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표면에 형성되는 미세 결함 때문에 빛이 대부분 소실돼 왔고, 발광 효율은 1%에도 이르지 못했다.

기존에는 불산을 이용해 표면을 제거하는 방식이 활용됐지만, 반응이 과도해 입자 자체가 손상되는 문제가 뒤따랐다. 연구팀은 이 접근을 버리고, 화학 반응이 극도로 제한된 조건에서 조금씩 표면을 정리하는 새로운 에칭 전략을 설계했다. 반도체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빛을 방해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원자 단위 정밀 제어 기술을 통한 발광 효율 한계 극복 개략도

원자 단위 정밀 제어 기술을 통한 발광 효율 한계 극복 개략도


이 과정에서 형성된 불소 성분과 용액 속 아연은 염화아연 구조로 결합해, 노출된 나노결정 표면을 안정적으로 감싸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빛의 손실 경로가 크게 줄었고, 발광 효율은 18.1%까지 상승했다. 인듐 포스파이드 기반 초소형 나노 반도체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수치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반도체 표면을 원자 단위에서 설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기술적 성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 성과가 밝기 개선을 넘어서, 원하는 성능을 얻기 위해 표면을 정밀하게 다루는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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