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글로벌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 이전 성과를 올린 파인트리테라퓨틱스(파인트리)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송호준 파인트리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제 44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장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1분기중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술이전 옵션 행사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체 연구개발(R&D)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성과를 챙겨 내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 출신 과학자, 레이저티닙 원개발자 중 한명
미국 보스턴 캠브릿지에서 태동한 파인트리는 현재 35명의 직원이 재직하는 바이오텍으로, 지난 2019년 송호준 대표가 창업했다. 송 대표는 충남대학교 생물학 학사, 충남대 유전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교에서 유전학·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송호준 파인트리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제 44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장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1분기중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술이전 옵션 행사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체 연구개발(R&D)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성과를 챙겨 내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준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가 JPM 2026 기간 중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임정요 기자) |
노바티스 출신 과학자, 레이저티닙 원개발자 중 한명
미국 보스턴 캠브릿지에서 태동한 파인트리는 현재 35명의 직원이 재직하는 바이오텍으로, 지난 2019년 송호준 대표가 창업했다. 송 대표는 충남대학교 생물학 학사, 충남대 유전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교에서 유전학·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송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고 곧바로 연구실 책임자로 입사했다. 그는 2002년~2008년 노바티스에 재직한 뒤 오스코텍(039200)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 설립 초기에 합류해 레이저티닙 등 신약물질 개발에 핵심 인력으로 활동했다. 송 대표는 레이저티닙 원개발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제노스코가 저분자화합물 개발사라면 파인트리는 고분자물질인 항체를 개발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파인트리는 창업 만 5년인 2024년 7월 존슨앤존슨의 폐암 신약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대상으로 총 규모 5억 달러(당시 6930억원)의 기술이전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엔 67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성료해 눈길을 끌었다.
송 대표는 "노바티스에서 나름 톱 티어 과학자로 인정받아 전체 직원 중 10명에게 주어진 연수 기회에 참여하게 됐다. 스위스 바젤 본사에서 3개월간 퇴행성 신경질환 및 정신 질환 약 개발법을 연구하는 기회였다"며 "연수 후 캠브릿지 사무소에서 관련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자기 바젤의 신경과학 부문 160명 중 절반 정도가 해고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회사 부서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자기소개서를 업계에 돌렸고, 그게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의 손에 들어갔다"며 "고종성 대표와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 미국에서 창업하겠다는 의지를 보고 이 정도 배포면 같이 해볼만하겠다 싶어 (제노스코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티닙은 제노스크와 오스코텍이 공동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000100)에 기술이전한 뒤 2018년 다시 미국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수출했다. 존슨앤존슨의 항체의약품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레이저티닙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폐암 신약 승인을 받아낸 국내 신약개발사 쾌거로 평가된다.
송 대표는 "레이저티닙은 고 대표와 제노스코에 몸담고 있는 이재규 박사가 만든 것이 맞다. 제 역할은 고 대표와 이 박사가 만든 화합물을 약이 되는 것으로 뽑아낸 것"이라며 "아무리 멋진 화합물을 만들어도 그것을 읽어줄 수 있는 약물평가법이 없으면 화합물이 잘 된 건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제가 레이저티닙의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코텍이 현재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 중 류마티스관절염 대상 SYK 저해제와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FLT3 저해제도 송 대표의 손이 닿았던 물질로 꼽힌다.
송 대표는 2018년 11월 유한양행이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에 레이저티닙을 기술재이전한 소식이 나온 이후 제노스코에 퇴사 의사를 표했다. 동기는 김용성 아주대학교 교수의 펩타이드 융합 항체가 EGFR 수용체를 타깃하는 것을 보고 이를 기술도입해 창업하자는 꿈을 품게 된 것이었다. 해당 특허를 도입해 창업했지만 현재는 다른 내용의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것은 송 대표 스스로도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당시 면역사이토카인 신약들이 급부상하는 와중에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는 없던 때였다"며 "김 교수의 플랫폼이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약물 최적화 과정에서 우연히 EGFR 이중항체가 EGFR 수용체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을 발견했다. 계열 내 최초(First In Class) 의약품의 발견이었다"며 "하려던 걸 계속 하느냐 새로운 발견을 쫓아가느냐의 문제였고, 무시하기에는 발견의 임펙트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레이저티닙을 개발하면서도 느꼈던 한계는 EGFR 돌연변이를 전부 해결하는 저분자물질이 없다는 점"이라며 "약 78개의 발암성 EGFR 변이가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많이 연구개발되는 변이는 총 세 개로 EGFR 돌연변이의 60%가 이에 해당된다"며 "나머지 40%에 대해서는 약물이 없다. 파인트리가 발견한 항체로 EGFR 수용체를 분해하면 모든 EGFR 돌연변이를 상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약 7000억원 규모 기술 이전
송 대표는 파인트리가 자체 개발한 분해형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에 '앱랩터'(AbReptor)라는 이름을 붙였다. 파인트리 항체의 특이점은 항체 그 자체가 분해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타겟 단백질 분해제(TPD)나 분해제-항체접합체(DAC)와는 또 다른 기전이다. 파인트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변이를 타깃해 암세포 분해를 일으키는 항체와 이중항체, 삼중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폐암을 집중 공략 적응증으로 삼고 있다.
파인트리는 2024년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EGFR 표적 분해 항체 후보물질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총 규모는 5억 달러(6930억원)에 이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대상 저분자신약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서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항체신약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은 경쟁사인 존슨앤존슨의 레이저티닙에 대응하는 신약 물질이다. 레이저티닙 병용물질인 리브리반트에 대응하는 항체신약을 파인트리로부터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송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목적을 드러내놓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해당 가능성은 없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EGFR 타깃 의약품을 모두 사들이면서 아성을 쌓아가고 있었고 (저와는) 첫 만남부터 논쟁이었다. (저는)저분자물질만으로는 EGFR 변이에 언제까지고 대응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파인트리는 1년 8개월간 소통한 끝에 외부 위탁연구기관(CRO)을 통한 물질 검증까지 완료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파인트리에서 도입한 EGFR 앱랩터와 관련해 올해 1분기에 임상 1상 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파인트리는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 이전한 물질 외에도 cMET, FGFR2, PD-1 등 타깃 대상으로 앱랩터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cMET 분해 물질은 더욱 개선된 3중항체로 연내 직접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파인트리는 저분자약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앱랩터 플랫폼을 활용해 분해제 항체-약물접합체를 개발하고 있다. 항체 자체가 분해제 역할을 하는 점에서 분해제-항체 접합체(DAC)와는 다르다. 아직까지는 발굴 단계이며 연내 개념 실험 및 파트너 물색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가치 현재 2000억대...코스닥 상장 추진
파인트리는 현재 잔여 현금으로 내년 4분기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연내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술 이전 옵션 실행으로 추가 현금을 확보한다면 더 이상의 자금 조달 없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보다 바이오시장이 활성화된 만큼 코스닥 상장을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주관사는 확정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오름테라퓨틱(475830)이 전환우선주(CPS)로 1450억원을 투자 받은 점도 코스닥 상장 추진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기존에는 코스닥 상장에 주저함이 있었다. 하지만 오름테라퓨틱의 비상장시절 앵커 투자자였던 벤처캐피탈(VC)들이 상장 후에도 1년 보호예수 조건의 유상증자에 장기 투자하는 것을 보고 (코스닥에)충분히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인트리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는 DSC인베스트먼트, 위드윈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됐다. 시리즈 B 라운드의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밸류)는 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파인트리는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 분해제(RTK degrader) 방면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여겨진다. 유사 회사로는 에피바이오로직스(Epibiologics)가 가장 근접하게 따라잡고 있어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이 외 리시아(Lycia)와 아빌라(Avilar), 바이오헤이븐(Biohaven)도 유사회사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