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홈플러스 사태 관련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구속을 면했다. 김 회장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하여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또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로 인한 구속의 필요성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40분까지 역대 최장 시간인 13시간 40분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
김 회장 등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홈플러스가 신용등급이 내려갈 것을 예측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신영증권 등 증권사도 이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 등은 지난해 2월17일부터 25일까지 ABSTB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SB) 등 총 1164억 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로부터 사흘 뒤,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낮췄다. 홈플러스는 다시 나흘 뒤인 3월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이 채권 발행 전부터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걸 예상했고, 이런 점을 숨긴 채 채권을 발행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봉진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이들에 대한 신병 확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 7일 김 회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 3명에게는 채무자회생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검찰은 이들이 1조1000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을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넘기면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하는 등 회계 규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이들은 또 홈플러스가 2023년과 2024년 물품 대금 지급용으로 2500억 원 가량을 빌린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하고, 2024년 5월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을 당시 조기상환 특약을 맺고도 이를 신용평가사에 알리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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