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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요도 타들어가는 통증’ 막으면 나쁜 의사인가요

이데일리 안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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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소변줄 등 비용청구 '부당' 문제 제기
의료계 "환자 고통 외면 행위" 반발
고령환자 감염·상처 위험 우려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병원에서 소변을 보기 힘든 환자를 위해 요도에 소변 줄을 꽂는 경우가 있다. 이와 함께 전립선비대증이나 방광염 등 요도와 전립선, 방광의 이상 여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면 방광경(방광내시경)을 해야 한다.

두 사례 모두 요도로 이물질이 들어가다 보면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를 막기 위해 환자에게 국소마취(부분마취)를 시행한다. 의료진이 부분마취를 하고 요도에 기구를 삽입하면 9700원을 받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9700원은 마취약과 주사기 등 소모성 품목의 비용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방광경 검사 종류(자료=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방광경 검사 종류(자료=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보험에서는 의료 행위에 필요한 소모성 품목을 무한정 포함해 비용을 과다 청구하지 못하도록 품목비용을 행위료에 포함시킨다. 환자에게 소모성 품목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소변줄을 요도에 넣을 때 아무리 좋은 재료를 쓰더라도 의사는 9700원만 받는다. 방광내시경 삽입 역시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다.

가격이 9700원으로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이 이익을 얻으려면 원가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의 마취제를 사용한다. 또는 윤활 젤을 사용해 기구를 부드럽게 삽입하는 대신 요도 근처에 마취제를 주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고통을 느끼고 기구 삽입과정에서 요도 등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여러 측면에서 환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감안해 요즘 많은 의료기관에서는 △마취 △윤활 △소독 3가지 효과를 가진 국소마취제를 사용한다. 내시경 혹은 소변줄에 국소마취제가 포함된 젤을 바른 후 환자의 요도에 기구를 집어넣는 식이다. 가격은 약 1만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국소마취제 중 일부가 산정하기 어려운 재료라는 점을 들면서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행위료에 포함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도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소마취제를 청구한 의료기관이 부당청구했다”고 발표했다.


의료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위 ‘9700원짜리 행위를 하면서 1만원짜리 국소마취제를 사용하고 돈을 받지 못한다’면 해당 병원은 매 건마다 적자를 감수하거나 다른 수익성 의료서비스로 손해를 메꿀 수밖에 없다.

의료계에서는 비급여 항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0년 ‘비급여 국소마취제는 별도 산정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심지어 일부 의료행위는 국소마취제를 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광내시경을 요도에 집어넣는 행위(도뇨·방광경 검사·유치 카테터) 등 일부 의료행위는 상대가치점수에 마취제 가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마취제 가격은 별도로 산정한다는 의미로 의사가 국소마취제를 사용하든, 마취주사를 사용하든 환자에게 마취와 관련된 비용을 비급여로 청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환자 치료를 위한 비용 청구가 ‘의사 악마화’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비뇨의학과에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이고 질환 자체가 삶의 질과 연관성이 깊다. 통증을 최대한 줄이고 치료해야 할 필요가 크다.

마취가 부족하면 환자 고통이 커지고, 윤활이 부족하면 요도 내 상처가 발생해 염증의 우려가 있다. 소독이 잘 안되면 감염 가능성도 커진다. 고령자의 감염은 환자 사망으로 직결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소마취제를 사용한다. 이를 ‘부당 청구’의 프레임으로 가둬두면 값싼 의료 서비스만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한 비뇨기과 의사는 “비뇨기과에서 마취 없이 방광경 검사를 받아 요도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경험하고도 이런 얘기를 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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