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혈액으로 간편하게 암 진단… 조기 발견 문턱 낮추는 효과”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원문보기
액체생체검사의 오해와 진실

모니터링-재발 예측 등에 적용…조기 진단 패러다임 바꿀 잠재력

조직검사 등과 병행하는 게 정확…40만 원∼200만 원 비용은 부담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건강센터장이 앞으로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조직생검에서 피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액체생검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액체생검 기술을 암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진단 및 모니터링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건강센터장이 앞으로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조직생검에서 피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액체생검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액체생검 기술을 암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진단 및 모니터링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흔히 병원에서 생체검사(생검)라고 하면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날카로운 바늘을 찔러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생검이 갑상선에 암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조직 검사다. 그런데 최근에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생검 대신 간단히 피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알아보는 액체생검 방법이 뜨고 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건강센터장은 “기존 조직생검이 암 조직 자체를 떼어내는 침습적인 방식인 것과 달리 액체생검은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암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인 순환 종양유전자(DNA), 순환 종양세포, 엑소좀 등 암의 특정 부위를 검출하고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암의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진행성 암의 치료 모니터링,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미세 잔존 질환(MRD) 감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센터장을 만나 액체생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알아봤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액체생검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암 조기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 때문이다. 즉 정기적인 혈액 검사는 조직 채취에 대한 부담 탓에 암의 발생 여부를 체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극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간단하고 반복 가능한 액체생검의 가치가 매우 높다. 검사 시 종양 이질성을 반영하고 미세 잔존 질환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액체생검은 암이 신체 여러 부위에 퍼져 있더라도 유전적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고 수술 후 혈액 속에 남아 있는 극소량의 암세포 잔재물까지 체크할 수 있다. 재발 위험을 조기에 예측해 선제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제 채혈 한 번으로 암 검사가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액체생검을 통해 알 수 있는 지표들은 무엇인가.


“액체생검은 순환종양핵산(ctDNA) 분석을 통해 암의 분자적 특성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암 특이적 유전자 변이(EGFR, KRAS, TP53) 등 암의 발생 및 성장에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 또는 구조적 변이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본인에게 맞는 암 표적 치료제 선택에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암 억제 유전자 발현 시작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를 DNA 메틸화 변화라고 한다. DNA 메틸화 변화는 암 발생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ctDNA에서 이러한 암 특이적 메틸화 패턴을 분석하면 조기암 선별검사에 유용할 수 있다. 즉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분석해서 암의 초기 발병 단계부터 치료제 선택까지 검사 결과가 지표로 활용되는 셈이다.”

-액체생검 결과 신뢰도는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나.

“액체생검의 신뢰도는 임상적 목표에 따라 다르다. 진행성 암의 유전자 변이 분석 및 초기 암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미세 잔존 질환 모니터링에서는 혈액 내 ctDNA 양이 비교적 충분하므로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이미 임상에서 표준 검사법으로 자리 잡은 상태로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되고 있다. 조기암 진단 영역에서도 액체생검은 대장암의 조기 검진에서 분변잠혈검사 등 기존 암 검진을 뛰어넘는 임상적 성능을 입증해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위암 분야에서도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승인받은 상태다. 유방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에서도 높은 임상적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장암 등을 제외한 기타 암의 검진에서는 미승인 상태이나 수년 내에는 이들 암에서도 FDA 등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액체생검의 한계는 무엇인가.

“지금은 암세포가 아주 미미한 수준이거나 혹은 정상 세포의 변화인데도 암세포로 오해할 수 있다. 즉 암이 아닌데 암으로, 암을 암이 아닌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단계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런 문제도 곧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생검은 기존 암 검진을 대체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액체생검은 기존 검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조기 발견의 문턱을 낮추는 검사법이다. 특히 진행성 암의 유전체 분석 및 미세 잔존 질환 감시에서는 기존 조직생검보다 우위에 있지만 현재로서는 액체생검 양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종 확진을 위해서는 영상 진단이나 조직생검 같은 표준검사를 연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안전하다. 비용도 다양하다. 개별 암 검사는 40만 원대에서 100만 원대까지, 다양한 질병의 발병 위험도 검사까지 포함한 경우는 200만 원대에 이른다. 가급적 병원급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검사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향후 액체생검의 발전 방향은….

“액체생검 기술은 암 진단과 치료 등 모든 단계에서 정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MRD 감시에 특화된 초고감도 개인 맞춤형 검사 기술이 표준화돼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선제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 진단을 통해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반응 및 내성 발현 시점을 더욱 정교하게 예측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생검 기술을 암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진단 및 모니터링에 확장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재명 정부 조직개편
    이재명 정부 조직개편
  2. 2여자배구 차상현 이숙자
    여자배구 차상현 이숙자
  3. 3안성재 두쫀쿠 논란
    안성재 두쫀쿠 논란
  4. 4종합특검 본회의
    종합특검 본회의
  5. 5흥국생명 3연승
    흥국생명 3연승

함께 보면 좋은 영상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