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내버스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춘 건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날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3도. 출근길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몰리면서 지하철은 평소보다 혼잡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정류장. 시민 20여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전광판에는 ‘차고지’ 문구만 줄줄이 떴다. 김모(65)씨는 “택시를 타려고 택시 호출 앱을 켰지만 택시도 깜깜무소식”이라고 했다. 파업을 하는지 모르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서울시 등이 전날 ‘안전 안내 문자’를 뿌렸지만 평소 문자 수신을 차단해 놓은 시민이 많았다. 회사원 박모(34)씨는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각할 것 같아 불안하다”며 “노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출근길을 볼모로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3도. 출근길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몰리면서 지하철은 평소보다 혼잡했다.
오지 않는 버스… 택시 기다리는 시민들 -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용산구의 한 버스정류장(왼쪽 사진).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전광판에 ‘종료’ ‘차고지’ 문구만 떠 있다.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시각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은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뉴시스·김지호 기자 |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정류장. 시민 20여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전광판에는 ‘차고지’ 문구만 줄줄이 떴다. 김모(65)씨는 “택시를 타려고 택시 호출 앱을 켰지만 택시도 깜깜무소식”이라고 했다. 파업을 하는지 모르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서울시 등이 전날 ‘안전 안내 문자’를 뿌렸지만 평소 문자 수신을 차단해 놓은 시민이 많았다. 회사원 박모(34)씨는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각할 것 같아 불안하다”며 “노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출근길을 볼모로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오전 7시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에선 시민 50여 명이 뒤엉켰다. 평소 이곳을 지나는 버스 노선은 20여 개지만, 이날은 40분 동안 7021번 버스 한 대만 도착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사가 몰고 온 버스였다. 정류장에 있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밀지 마세요!” “뒤로 가!” 등 고성이 오갔다. 그러나 대부분은 버스에 오르지 못한 채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하철은 일찌감치 ‘지옥철’이 됐다. 오전 8시쯤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승강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41)씨는 “지하철을 벌써 두 대째 보냈다”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숨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경기 성남·고양·안양·하남·광명 등에서 서울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주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서울 종로구 회사에 다니는 구모(32·김포)씨는 “퇴근 때도 지하철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붐볐다”며 “내일은 어떻게 출근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이날 서울 시내버스 7018대 중 6540대(93%)가 차고지에 멈춰 섰다.
서울시는 지하철을 172회 추가 운행하고 전세버스도 677대 투입했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집중 운행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고, 막차 시간도 오전 1시에서 2시로 1시간 늦췄다. 그러나 ‘출·퇴근길 대란’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내버스 노사는 임금 인상률을 놓고 1년 넘게 평행선을 달렸다. 통상임금이 뜨거운 감자였다. 통상임금은 월급뿐 아니라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통상임금이 오르면 수당, 퇴직금도 함께 오른다.
2024년 12월 대법원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노조는 이 판결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은 뒤 임금 인상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회사 측은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니 상여금 등 임금 체계를 먼저 손보자고 했다.
전날 막판 협상에서도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체계를 손보는 대신 임금을 10.3%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나중에 민사 소송으로 해결할 테니 이번엔 3%만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이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받을 임금 추가분과 3%를 더하면 임금을 사실상 19% 이상 인상해 달라는 것”이라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통상임금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사측 제안은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서울시의 고민도 깊다. 서울 시내버스는 민간 회사가 운행하고 시가 예산을 들여 적자를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버스 회사의 적자를 메워주는 데 해마다 약 6000억원을 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 주장대로 임금을 인상할 경우 매년 1800억원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며 “결국 시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4일 오후 노사 양측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을 시도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이날 조정 결과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의 발인 버스가 조속히 정상 운행될 수 있도록 노사 양측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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