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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어보니 ‘공룡 중수청’… 경찰 “찬밥 신세될 판” 당혹

조선일보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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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검사보다 수사 범위 커져
경찰에 사건 이첩 요구도 가능
경찰선 “나아진 게 뭐냐” 불만
경찰은 현 정권의 검찰청 폐지 방침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신설돼 수사·기소가 분리되면 수사와 관련한 경찰의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올해 신년사에서 “수사·기소 분리에 책임 있게 응답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2일 공개된 정부의 중수청 법안을 살펴본 경찰 일각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현행 검사의 수사 범위보다 커졌고, 중수청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법안에 담겼기 때문이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중수청 법안을 보면 중수청은 ‘9대 범죄’를 수사한다. 검찰이 수사하던 부패·경제 범죄에 더해 선거, 방위 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다. 선거, 마약, 사이버 범죄 등은 경찰도 적극 수사하던 분야였는데, 정부의 중수청 법안에 따르면 중수청과 공수처·경찰 등이 같은 사건을 수사하게 될 경우 중수청이 이첩 우선권을 갖는다. 공수처는 공수처장이 이첩을 거부할 수 있지만 경찰에는 이런 권한이 없다. 이처럼 중수청의 수사 권한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자 법조계에선 “공룡 중수청이 탄생할 판”이란 말이 돈다.

그러자 경찰 일각에선 “중수청이 중요 사건은 선별해서 가져가고, 경찰은 찬밥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 “경찰이 대부분의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종결할 수 있는 현행 체제보다 나은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더구나 기소·재판을 담당하는 공소청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보완 수사할 수 있거나 경찰에 보완 수사하라고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문제도 앞으로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현 정권 인사들 사이에서도 수사 효율성을 높이고 1차 수사권을 가진 경찰에 대한 통제 기능을 하려면 검사의 보완 수사권과 보완 수사 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경찰은 검사의 이런 권한을 경찰에 대한 간섭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경찰 관계자는 “중수청 법안 입법 예고 기간인 26일까지 경찰청에서 관련 의견을 제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추후 이뤄질 공소청의 보완 수사 관련 논의에서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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