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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보다 더한 ‘정권 전위 부대’ 우려 큰 중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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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할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립 법안을 입법 예고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기존 검찰은 해체된다. 대신 중수청이 부패·경제·선거 등 9개 중대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공소 유지를 전담한다. 정부는 이렇게 해서 검찰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 독립성을 높인다고 하지만 법안 내용을 보면 오히려 정권이 수사기관을 더 장악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안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 수사 인력을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선 중수청장만 지휘할 수 있게 했다. 법무부장관의 검찰 지휘·감독권과 같은 내용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중수청 수사 인력을 변호사 자격을 갖춘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되, 사실상 중수청에서 ‘검사’ 역할을 하게 될 수사사법관은 대통령이 파면까지 할 수 있게 했다. 정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징계만으로 수사사법관을 파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마디로 수사사법관은 신분 보장이 없는 것이다.

현재 검사는 징계를 통해 파면은 하지 못하게 돼 있다. 검찰 수사 독립을 위해 신분 보장 장치를 둔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인사권을 가진 정권 눈치를 보고 시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신분 보장도 안 되는 중수청 수사사법관이 어떤 행태를 보일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정권이 중수청 인력에 대한 인사권과 지휘권에 더해 파면권까지 갖도록 해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다. 겉으로는 수사 독립을 내세우면서 법안은 그 반대로 만들었다.

변호사 자격만 있으면 중수청 수사사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게 한 것도 문제다. 현재 중수청 수사사법관으로 가겠다는 검사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경우 민변, 참여연대 등 친정권 성향 단체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수사사법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뺏어 자기편 사람들에게 수사권을 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더구나 중수청 법안은 ‘대통령 비서실에서 퇴직하고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수사사법관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이 조항은 2년 뒤인 2028년 10월부터 시행한다는 특례 조항을 넣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대북 송금 사건 변호사들이 퇴직 후 중수청 수사사법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수청이 과거 검찰보다 더한 정권 전위 부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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