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 이의영 고법판사는 13일 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모(49)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범행 직후 119에 구조 요청했다면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포해경이 지난해 6월 진도군 진도항에서 일가족 4명이 탑승했던 차량을 인양하는 모습 (사진=목포해경) |
광주고법 형사2부 이의영 고법판사는 13일 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모(49)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범행 직후 119에 구조 요청했다면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12년 이상 조울증인 아내를 간호하는 등 긴 시간 가장의 책임을 짊어져 왔고, 반사회적 동기로 범행한 것은 아니다”며 “본인만 살아남아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지 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전 1시 12분께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팽목항)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범행을 저지른 지 씨는 바다에 빠진 뒤 열려 있던 차창 밖으로 홀로 탈출했으나 단 한 차례도 경찰이나 소방에 가족을 구조해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지인에게 전화해 차를 얻어타고 광주로 달아난 그는 범행 약 44시간 만에 체포됐다.
건설 현장 철근공인 지 씨는 주요 범행 동기에 대해 카드빚 등 2억 원의 채무와 자신이 관리한 일용직들에 대한 3000만 원 상당의 임금 체불 등 경제적 문제라고 진술했다.
팽목항이 삶의 마지막 행선지인 줄 몰랐던 지 씨의 두 아들은 다음 날 아침 가족과 함께 갈 맛집 등을 찾아보며 여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 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바라는 의견서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탄원서를 써준 사람들은 정신이, 뭐 하는 사람들인가”라고 질타했다.
홀로 살아남은 경위와 범행 직후 가족에 대한 구호 조치 여부 등을 심문한 재판부는 또렷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지 씨를 꾸짖기도 했다.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 살해한 40대 남성 지모 씨가 지난해 6월 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해 9월 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족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혼자 살겠다고 빠져나왔다. 신고만 했어도 아이들이 살 가능성도 있었을 텐데 구호 조치 없이 도주했다”며 “앞으로 짊어져야 할 빚 때문에 아들들과 지병이 있는 아내가 짐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닐까 하는, 피고인에 대한 인간 기본 본성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끔찍한 생각도 든다”고 했다.
당시 판사는 이 같은 선고문을 읽어 내려가며 말을 잇지 못하다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선처를 호소한 지 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재판부는 지 씨의 범행 동기를 재차 물었다.
지 씨는 재판부가 “왜 온 가족이 죽어야 된다고 생각했는가. 16세, 17세 아이들은 부모가 없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앞가림할 나이”라고 하자 “4명이 헤어지는 것보다 같이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가족은 대체로 건강했다. 더 잘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고 답했다.
검사는 “단언하건대 감형과 선처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라며 “사형을 받아 마땅하며 무기징역 자체가 선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