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공천 헌금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경찰 수사는 별개로 하더라도 징계 사유가 될 사실관계는 충분히 드러났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김 의원이 끝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는 건 공적 책임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줄 뿐이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2일 회의에서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 13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9시간여 만에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14일 최고위원회, 15일 의원총회를 통해 제명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의 재심 신청으로 이런 일정은 다시 미뤄지게 됐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재심 청구 역시 당헌·당규에 명시된 절차이고 권리”라며 “당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재심 절차가 진행되는 것 또한 존중한다”고 밝혔다. 재심 절차는 이달 말께나 완료될 예정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공천 헌금 수수 등 핵심 의혹들을 부인하는 한편, 일부 의혹들은 징계 시효 3년이 지나 징계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기된 의혹들이 징계 시효만 지나면 없던 일이라도 된다는 건가. 한동수 심판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한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뭐냐”고 되레 불만을 터뜨렸다.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이 몰고 온 파장과 국민의 분노, 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전혀 안중에 없고 개인의 보신에만 급급한 후안무치한 태도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된 데는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심각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거졌음에도 조기에 일벌백계하는 단호한 모습 대신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자진 탈당을 호소하는 등 오히려 저자세를 보여왔다. 민주당은 더 이상 김 의원에게 끌려다니지 말고 재심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김 의원 제명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공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과 지지층에 안긴 실망감을 치유하려면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 공천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개선하고, 갑질·특혜 등 소속 의원들의 비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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