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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수사관, 중수청으로 빠져나가면?…'예의주시' 하는 경찰

머니투데이 이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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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사진=뉴스1.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사진=뉴스1.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관련 법안을 공개하면서 경찰은 베테랑 수사관을 지키는 복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 검찰청 인력이 중수청으로 이동하길 꺼려하고 있어 중수청 인력 상당수를 경찰이 채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수백명의 베테랑 수사관이 빠지면 일선 경찰서의 수사 역량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수청을 3000명 규모 조직으로 출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인력을 공급받고 일부는 외부 인력으로 모집해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 검찰 인력 대부분 공소청에 남길 원하는 상황이라 중수청에 전직할 자원이 부족하다. 일부에서는 '간판만 바꾼 검찰'이라고 비판하지만 신설 조직인 만큼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한 인력이 많다.

검찰 인력이 공소청으로 몰리면 중수청을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은 경찰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수사를 오래했던 일부 베테랑들이 경찰 내에서 승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중수청 전직을 희망할 수 있다. 특히 중수청 전직 인센티브가 강화되면 사표를 던지는 경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중수청이 국수본과 사건이 겹치는 경우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도 변수다. 수사에 욕심이 있는 수사관들이 '방해받지 않고' 수사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해 중수청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정부안에 담긴 중수청 수사대상 범죄는 9가지로 발표됐다. 모두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이 다루는 범죄들이다. △부패 범죄(뇌물, 자금세탁, 리베이트, 국고부정수급 범죄 등) △경제 범죄(사기, 횡령, 배임, 조세포탈, 기업담합, 주가조작, 기술유출 범죄 등) △공직자 범죄(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공무상비밀누설 등) △선거 범죄(허위사실공표, 유권자매수, 투표자유방해 등) 등이다. 경찰과 같은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 중수청이 사건을 이첩하거나 이첩받을 수 있는 우선권을 갖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수본과 중수청이 겹치는 분야에 대해선 추후 안이 구체화되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 베테랑은 국가수사본부와 전국 시도경찰청, 그 산하 광역수사단 등으로 모인다. 이곳에서 실무를 맡는 수사관들은 다년간의 경험을 쌓아야만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다. 경찰이 여러 수사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으면 경찰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인력이 유출되면 당장 중수청의 수사 역량을 높아지나 경찰의 수사 역량을 낮아질 수 있다.

현행법상 경찰관이 중수청으로 직을 옮기려면 신분을 경찰공무원에서 중수청 소속 국가공무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경찰에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경찰청과 국수본은 검찰개혁 국면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예의주시 중이다. 검찰개혁추진단 등 논의 기구에 경찰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서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의견을 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입장을 충실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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