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뉴스1 |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 파견 해제를 하루 앞두고 또 검찰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그는 “검찰의 감시를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백 경정은 13일 오전 A4용지 97장 분량 보도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자료엔 파견 종료를 앞둔 백 경정의 심경, 자료 공개 이유, 검찰 수사 기록 등이 포함됐다. 앞서 동부지검은 지난달 수사 기록을 무단으로 배포한 백 경정에 “공보 규칙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파견 종료를 앞둔 백 경정이 재차 수사 기록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인 만큼 수사자료 공개가 불가피하다”며 “수사 자료 중 왜곡된 내용 일부만 공개한다거나, 짜깁기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기만이자 형사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범죄 행위”라고 했다. ‘실체 없는 의혹’이라는 동부지검의 주장은 거짓이며 수사 기록을 공개함으로써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경찰청장의 기이한 파견 명령으로 지난 3개월 간 오욕의 시간을 견뎠다”며 “검찰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경정이 공개한 자료에는 말레이시아 마약 운반책 3명의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 등이 그대로 나와있다. 백 경정은 지난 2023년 운반책들의 마약 밀수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당시 입국 심사대 앞에서 운반책 A씨는 “세관 직원이 손들고 오라고 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나와 있다. “직원이 ‘그린 라인’(초록색 줄) 따라 나가라’고 했다”고 한 운반책 B씨의 진술도 적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목한 세관 직원은 당시 연가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언급한 그린 라인 또한 운반책들이 입국할 당시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지난달 세관 직원이 마약 밀수를 도왔다는 운반책들의 진술이 허위였고, 백 경정 수사에 경찰·관세청 지휘부가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없었다며 그의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기록은 원칙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확정 판결이 난 사건이라 하더라도 수사 기록 전반을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피의자의 인적사항 등이 담겨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 앞서 동부지검은 지난달 수사 기록을 공개한 백 경정에 대해 경찰청에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백 경정은 “현재 5000쪽에 이르는 수사 기록이 생성됐다”며 “만약 이대로 파견이 종료되면 이 사건기록은 갈 곳을 잃고 폐기될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본지 통화에서 “지난 9일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백해룡) 수사팀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으나, 경찰은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5일 파견을 마치고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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