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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CPTPP, 국민 설득 없는 추진은 어렵다

아시아경제 세종=강나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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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가 조용히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정부는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가입 가능성 모색'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여건 조성'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제도 개선' 등을 언급하며 통상 전략의 변화를 암시했다. 국제 통상 환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CPTPP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가입 여부·범위·시기·추진 전략에 대한 검토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논의를 재가동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CPTPP 가입 명분을 외교, 안보, 시장 접근성, 공급망 안정성 같은 국제적 논리에서 찾는다. WTO 체제가 약화된 지금, 블록형 통상체제에 편승하는 것이 수출국 한국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많다. 그들의 말대로 필요성만 놓고 보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은 다르다. 국민은 CPTPP를 산업별 개방 문제와 비용 조정 문제로 이해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농산물·수산물 개방'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농어업인의 피해'로 받아들인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민 정서는 여전히 차갑다. 농수산물 개방은 농어업인의 생계와 지역경제까지 연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정부가 꺼내든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제도 개선은 분명 조정 장치이지만, 이해관계 조정과 정서 문제를 동시에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부 설명은 '검토 중' '가입 가능성' '여건 조성' '공감대 형성 노력' 같은 절차적 표현에 머물러 있다. 국민이 묻는 질문, 즉 "왜 지금인가" "개방 폭은 얼마나 되는가" "농어업인은 어떻게 보전되는가" "후쿠시마 수산물은 어떻게 관리되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비어 있다.

정부가 CPTPP의 필요성을 몰라서 말을 아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요한 설명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사안은 농수산업, 지역경제, 국민 정서가 얽혀 있어 정치적·사회적 비용이 크다. 그 비용을 정부가 대신 감당해주지 않기에 정부는 설득보다 간보기를 선택했다.

13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일정도 이 문제를 비껴가지 못한다. 일본은 CPTPP 핵심국이자 사실상 가입 문턱 역할을 하고 있다. 수산 개방,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검역, 민감 품목 문제는 외교 테이블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 문제를 '공감대 형성 노력'이라는 표현으로만 처리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정과 국민 설명이 빠진 통상은 공감대가 아니라 반발을 낳는다. 국민을 생략할 만큼 이 사안은 단순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할 용기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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