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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 기자회견’ 두 번 연 이상일 “반도체 기업이 선택한 용인… 정부 조기 승인으로 가속화"

조선비즈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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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와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SK하이닉스)’ 조성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방 이전론’에 대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연일 체계적인 반박을 쏟아내며 ‘수성(守城)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반도체는 속도전이며,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지방 이전 불가론을 분명히 하고 있다.

12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1월 9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자는 것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을 경쟁 대열에서 이탈시키자는 주장”이라며 “이는 반도체도 망치고 국가의 미래도 망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최강 주력 산업을 정치 논리로 흔드는 것은 결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이 9일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이 9일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 4시간 기자회견, SNS서도 “천조개벽 사수”

이 시장은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진행하는 ‘끝장 토론’ 형식으로 진행했다. 두 회견 시간을 합치면 4시간이 넘는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반도체 클러스터가 왜 용인에 들어서야 하는지를 설파하고 있다.

현재 용인에서는 동시에 세 곳에서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기흥캠퍼스)다. 이들 사업에 계획된 총 투자 규모는 980조원에 이른다.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에 360조원, 원삼면 일반산단에 600조원, 기흥 미래연구단지에 20조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투자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두고 ‘천조개벽(千兆開闢)’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용인에서는 ‘반도체는 속도전’이라는 인식 아래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이제 와서 프로젝트를 흔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기업 제안으로 출발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용인시와 해당 기업의 제안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중앙정부 주도로 탄생한 기존의 국가산단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사후 브리핑에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는 지역에서 특화 사업과 연계해 제안했고,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경쟁에 시급히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이 시장은 “2022년 10월부터 삼성전자, 국토교통부 등과 국가산단 조성 문제를 협의했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국가 미래를 고려할 때 용인이 최적지라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그 결과가 2023년 3월 국가산단 지정 발표로 이어졌다”고 했다. 국가산단 지정 발표 다음 날 용인시 공무원노조는 ‘이상일 시장님, 큰일 하셨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용인 발전의 큰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국가산단 지정 발표 이후 넉달 뒤인 2023년 7월 정부는 이동·남사읍 국가산단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기흥 미래연구단지를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해당 산단의 용적률이 상향됐다.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는 원삼면 클러스터에 대한 투자 규모를 600조원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에서 복층 팹을 추진하며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조성 현장에서 첫 현장 간부공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조성 현장에서 첫 현장 간부공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 속도전으로 대못 박힌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후속 절차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됐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통상 4년 6개월가량 걸리는 절차가 1년 9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국토부는 2024년 12월 “LH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입주 기업과 선제적 협약을 체결하는 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용인시도 농지전용허가와 산지전용허가 등 9개 인허가 기간을 중앙정부와 협의해 단축했다.

용인시와 중앙정부의 협동 속도전으로 2024년 12월 31일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의 산단계획 정부 승인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엔 삼성전자와 LH 간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이 체결됐고, 토지 손실 보상 협의가 본격화됐다. 업계에선 “분양계약 체결과 보상 개시는 삼성전자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만약 정부 승인이 늦어졌다면 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다른 지역에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반도체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와 용인의 미래에도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 정부 승인은 용인이나 대한민국 차원에서 ‘신의 한 수’가 됐다”며 “이미 여러 개의 대못이 박힌 만큼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는 더 이상 흔들 수 없는 국가적 사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산단계획 정부 승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보상 절차 착수,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 체결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일부 지역 정치인의 주장만으로 이전을 논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특화단지로 지정된 용인을 놔두고 특화단지가 아닌 지역으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옮긴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용인시 제공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용인시 제공



◇ 李 시장 “산단 조성, 범정부회의 열어야”

이상일 시장은 최근 이재명정부에 ‘국가산단 조성 계획 점검 범정부회의’를 촉구 중이다. 전국 15곳에서 추진 중인 국가산업단지 조성 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자는 것이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 정부는 7회에 걸쳐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가산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를 열어 국가산단 조성 상황을 점검하고 지방의 의견을 들었는데, 현 정부는 나라 경제를 살리자고 말하면서도 15개 국가산업단지를 챙기는 추진단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며 “중앙정부가 말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2023년 3월 15일 용인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외에도 전북의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165만㎡)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국가산단(207만㎡), 전남의 고흥 우수발사체 국가산단( 173만㎡), 광주의 미래자동차 국가산단(338만㎡) 등 전국 15개 국가산단 후보지를 지정했다. 하지만 용인 국가산단 조성 사업 외에는 정부 승인이 이뤄진 곳이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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