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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에서 AI 전력난 '구원투수'로…SMR 특별법 급물살

머니투데이 윤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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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코노미]<하편>에너지노믹스 리셋: 공급과 분산의 길②

[편집자주] AI가 세계 경제의 기술 패권을 재편하고 탄소중립 전환이 산업과 생활 전반을 뒤흔든다. 이 두 흐름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전기(Electricity)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전력 수요 급증 속 공급을 제약하는 '역설'이 향후 세계 경제의 토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일렉코노미(Eleconomy)'는 미래 경제를 좌우할 이 전환의 본질을 짚고 한국이 직면한 기술·에너지·인프라의 세 가지 도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AI와 탄소중립 시대에 요구되는 '아름다운 에너지 믹스'와 국가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SMR 시장 전망/그래픽=이지혜

글로벌 SMR 시장 전망/그래픽=이지혜


정부가 AI(인공지능)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2년간 표류하던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2024년 연말 SMR 예산 삭감으로 충돌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연말 SMR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2030년 한국이 아태지역 AI 허브로서 GPU(그래픽처리장치) 100만장 운용 시 전력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과방위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총망라해 위원회 대안을 만들었다. 원자로 노형과 관계없이 SMR 기술 개발을 위해 △5년마다 개발 기본계획 수립 △신속한 실증을 위해 부지 비용 등 행정적·기술적·재정적 지원 △특구 지정 및 인력 양성 △ 기술표준의 국제화 추진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한 시책 수립 등이 골자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SMR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동의하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 심사를 통과하면 본회에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원전보다 빠르고, 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가 될 전망이다.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이 빨라지면 2030년 1260TWh를 초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세계 전력 소비의 약 4%에 해당하는 수치로, 최소 1GW급 원전(연간 발전량 7~8TWh) 158기가 1년 내내 완전가동 돼야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이다.


이에 글로벌 시장은 대형 원전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SMR에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원전의 출력은 1GW급인 반면 SMR은 300MW 이하다. 규모가 작은 데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이 빠르고 입지 제약이 적다. 또 안전 계통이 단순화·소형화돼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는 SMR의 사고 확률이 기존 원전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재생에너지는 자연조건에 따라 입지가 결정돼 송전망 구축 부담이 크다. 일사량·풍속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전기 생산량도 들쭉날쭉하다. 반면 SMR은 AI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서 24시간 고정적 고밀도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송전망 확충 부담이 사라지는 셈이다. 정준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송전망 확충은 인허가, 주민협의 등 5~10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무탄소 기저 전원(상시 가동 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SMR 대전…1위 美 규제 낮추고 대규모 지원

글로벌 개발 경쟁도 한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2025년 1억5940만달러(약 2356억원) 규모인 세계 SMR 시장이 연평균 42% 성장해 2035년 51억7960만달러(약 7조656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의 SMR 대시보드에 따르면 세계 18개국에서 74개 SMR을 개발 중이다. 미국(27개)이 가장 압도적이고 그 뒤를 프랑스(10개), 일본(6개), 러시아·중국(5개), 한국(4개)이 잇는다. 미국은 오클로, 테라파워, 뉴스케일파워 등 민간기업이 SMR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2기가 SMR 배치에 9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한국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수력원자력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한국형 소형원자로(SMART100)를 만들고 있다. 두 SMR은 NEA의 대시보드에서 각각 22점, 19점을 받아 평균 17.38점을 웃돌았다. 개발 단계의 SMR 중에선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세대 SMR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민관 합동 메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3대 노형 핵심 기술 설계에 203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 SMR 실증·건설·운전에 많은 재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지원할 근거가 없었다는 점에서 SMR 특별법 상임위 통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미국은 신규 원자로 운영·건설 허가를 18개월 이내로 허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우리는 원전 기준 인허가 기간에만 40개월 이상 걸린다. 인허가 심사 요원을 증원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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