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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보러 왔는데 피겨 스케이팅?" NBA 최첨단 구장의 '대굴욕'

파이낸셜뉴스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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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대신 대걸레질만?"... 2시간 '청소 쇼' 지켜본 관중들 야유
수천억 최첨단 구장의 대굴욕
'아이스링크'와 '겨울비' 만나니 속수무책


코트 닦는 유나이티드 센터 직원들.연합뉴스

코트 닦는 유나이티드 센터 직원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인 미국프로농구(NBA)가 고작 '물기' 하나에 무릎을 꿇는 촌극이 벌어졌다. 화려한 덩크슛 대신 2시간 동안 이어진 직원들의 '무한 걸레질' 쇼만 지켜보던 관중들은 결국 허탈함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9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2026 NBA 정규리그 시카고 불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가 코트 바닥의 심각한 결로 현상으로 취소됐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풀던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자 심판진은 급히 경기를 중단시켰다. 관리 요원들이 대형 걸레와 수건을 동원해 바닥을 닦고 또 닦았지만, 코트 표면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물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하염없이 기다리던 관중들의 야유 속에 경기 취소가 선언되는 굴욕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수천억 원대 가치를 지닌 최첨단 경기장이 '동네 목욕탕'처럼 변해버린 원인은 얄궂은 날씨와 경기장 구조의 환장할 '콜라보' 때문이었다. 유나이티드 센터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시카고 블랙호크스와 홈구장을 공유한다. 농구 코트 바로 아래에 차가운 아이스링크가 깔려 있는 구조다.

하필 이날 시카고 지역에 한겨울답지 않은 영상 10도의 고온 다습한 기후와 겨울비가 닥치면서 사달이 났다. 바닥의 차가운 냉기가 덥고 습한 공기와 만나자 코트 표면에 땀이 흐르듯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폭발한 것이다.


경기 연기 알리는 유나이티드 센터 전광판.연합뉴스

경기 연기 알리는 유나이티드 센터 전광판.연합뉴스


이날 생일을 맞아 선발 출전을 앞두고 있던 시카고의 가드 트레 존스에게는 최악의 생일빵이 됐다. 그는 "관중들이 들어차면서 열기 때문에 공기가 더 따뜻해졌고, 코트는 점점 더 미끄러워졌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폴스트라 감독 역시 "이런 상태로는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과거 필라델피아와 미네소타에서도 발생했던 '아이스링크 위 농구장'의 결로 악몽이 이번에는 시카고를 덮치며, NBA는 "세계 최고 리그가 날씨 하나에 속수무책이었다"는 비아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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