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 금융 유관기관으로부터 향후 업무 추진방향 및 중점 추진과제 등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결제 인프라 선진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전환을 강조하는 가운데, 시장 건전성과 투자자 신뢰 회복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 서울청사 별관에서 산하 금융유관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보고에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포함해 총 7개 기관이 참석해 올해 업무 추진 방향과 중점 과제를 설명했다.
업무보고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발표로 시작됐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주요 성과로 △코스피 4000선 돌파 △코리아 디스카운트 회복 △선진 자본시장 기틀 마련 등을 꼽았다. 올해에는 △생산적 금융 전환 △자본시장 건전성 제고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거래소는 국내 증시 저평가의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돼 온 부실기업 퇴출 지연 문제를 정조준했다. 상장폐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좀비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 현행 시가총액 50억원 기준이 단계적으로 상향돼 2028년에는 500억원으로 높아진다. 매출액 기준 역시 2029년까지 300억원으로 상향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현행 시가총액 40억원, 매출액 30억원 기준이 각각 2028년 300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강화된다.
거래소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기준 상향만으로 2029년까지 약 230개 기업이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상장사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소는 “시장 전반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다양한 부실기업 퇴출 방안을 정책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도 손질한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적발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계좌별 조사 방식의 한계를 지목했다. 이를 개인별 조사 체계로 전환해 조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AI 기반 조사 역량을 강화해 이상거래 적발부터 심리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 평균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영문 공시 확대에 대해서는 인력과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들을 고려해 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한 인센티브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따른 여러 반발이 있겠지만, 변화의 의지를 갖고 확실하게 추진해달라”면서 “(불공정거래) 신속한 적발을 통해 국민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신경써달라”고 주문햇다.
예탁원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도입…주주 권리 강화”
한국예탁결제원은 주주 권리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순호 예탁결제원 사장은 올해 △외국인 실명확인 절차 개선을 통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지원 △결제 인프라 고도화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구축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예탁결제원은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도입으로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권리 행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같은 날 여러 회사의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전자적 방식으로 중복 참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전산 장애 우려에 대해서는 사전 예약제 운영과 트래픽 분산 기술 도입, 본인 인증 강화 등을 통해 대리 참여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기존 예탁·결제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19년부터 시행 중인 비상장주식 전자등록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벤처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술이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증권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는 만큼, 예탁원에서 기존 틀을 벗어나 미래를 미리 준비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