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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이란, 최소 544명 사망…트럼프는 ‘군사 개입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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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운동 지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운동 지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NYT “시위에 수천명 사망 가능성”
트럼프 “매우 강력한 선택지 검토”
“이란, 핵 협상 재개 제안” 발언도
이란 측 “개입 땐 미군 기지 조준”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로 최소 540여명이 사망하는 등 시위 관련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 의지를 강조하자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 타격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11일(현지시간)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최소 544명이 사망했으며 1만681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496명은 시위대, 48명은 보안군으로 알려졌다. 스카일러 톰슨 HRANA 부국장은 “최루탄과 고무탄, 실탄 등에 맞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구금 시설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인터넷과 전화 연결선 등을 차단하면서 시위 관련 사상자 수를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디 가에미 이란인권센터 소장은 “인터넷이 차단된 후 폭력 사태가 급증했다”며 “수백명, 어쩌면 수천명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사망자가 1000명 이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테헤란 남부 카흐리자크 지역의 법의학 의료센터 영안실에서 수많은 시신을 시신 가방에 옮겨 담는 영상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현지 인터넷 상황이 열악한 와중에도 유혈 진압의 참상을 담은 영상이 조금씩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 한 영상에는 사람들이 시신이 담긴 자루를 열어 신원을 확인하고 땅에 엎드려 울거나 서로 위로하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군에서 이 문제를 검토 중이다. 매우 강력한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전날 연락해 핵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과 만날 수 있다.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회담 전에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미국의 대응 방안을 브리핑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이란의 보안 기관을 겨냥한 군사 작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 이란 정권 인사 제재, 에너지·금융 분야 제재 등을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도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타격할 경우 이란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스라엘에 보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시위의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이 지역의 미군 시설, 기지 및 함선은 우리의 정당한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의 우려(경제난)를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폭도 집단이 우리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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