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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흑백요리사’와 K-AI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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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예능 프로그램은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다. 2024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지난달 16일 첫 공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계에서 서바이벌이 주효한 포맷이 된 지 20년 가까이 됐다. 최근에는 지능이나 체력 등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산업계에도 진행 중인 뜨거운 서바이벌이 있다.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줄여서 ‘독파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 한국의 대표 AI 모델, 즉 ‘K-AI’를 선정하는 사업이다. 주최자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챗GPT·제미나이·그록·딥시크 등 해외 AI 모델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독자적인 국가대표 AI 모델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선정 방식은 서바이벌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서면 평가를 거쳐 5개 정예팀이 선정됐다. 이들에게 단계마다 약 6개월의 시간을 주고 그 결과물을 심사해 1개 팀씩 탈락시키고, 2027년 상반기 최종 2개 팀을 선정하는 구조다.

이달 중 첫 탈락자가 나올 예정인데, 몇몇 팀을 대상으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잡음의 핵심은 해외 AI 모델을 일부 차용했다는 것이다.

‘프롬 스크래치(처음부터 직접 설계한 모델)’라면서 차용한 건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IT 업계에서는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이미 모두에게 공개된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부 차용했다 하더라도 꼭 잘못은 아니라고 한다. 마치 독자 기술로 한국 자동차를 만든다면서 왜 해외에서 만든 자동차와 비슷하냐고 문제 제기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여전히 믿음직스럽지 못한 구석이 있다. 우선 서바이벌의 핵심은 공정한 심사인데, 이 프로젝트를 누가 몇명이 어떻게 심사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과는 어긋나는 부분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각 부처가 주관하는 회의도 KTV로 생중계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일정도 기존 계획에서 계속 달라지고 있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말 1개 팀을 탈락시킬 예정이었지만, 발표날을 오는 15일로 미뤘다. 또 심사단에 공개한 AI 모델 평가 사이트의 운영 기간을 지난 9일 오후 6시에서 11일 자정까지 54시간 추가로 연장했다.

<흑백요리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심사위원 안성재씨가 참가자들의 음식을 먹을 때다. 심사를 위해 여러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해서 심사에 필요한 부분만 조금씩 먹을 수도 있지만, 그는 매번 최선을 다해 음식을 음미하고 평가한다. 시청자는 실제 맛을 볼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장면을 통해 프로그램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AI 대전환은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AI 전환의 기초가 되고, 국가의 명운을 가를 국가대표 AI 모델에는 성능과 함께 심사 과정을 지켜보는 구성원들의 신뢰도 꼭 필요하다.


김경학 산업부 차장

김경학 산업부 차장

김경학 산업부 차장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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