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본부 밖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한 활동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ICE 요원의 르네 니콜 굿 총격 사망 사건과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관련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농담인 줄 알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멍청한 소리”, 정치인들은 “만우절 농담이냐”고 비아냥거렸다. 주권 국가를 사겠다는 황당한 발상에 흥분할 만도 했다.
미국은 과거에 땅을 사들인 이력이 있긴 하다. 1803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지역을 사들였고, 1867년엔 러시아의 알래스카를 샀다. 1917년엔 덴마크에 2500만달러를 주고 버진아일랜드를 샀다. 그린란드 역시 미국이 오래전부터 탐내던 땅이다.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덴마크에 1억달러를 주고 사려다 퇴짜를 맞은 바 있다.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였던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승리 직후에도 매입을 추진했었다.
그 이유는 짐작할 만하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북극권 안에 있어 국토의 85%가 얼음으로 덮여있지만, 그 밑에는 막대한 원유와 광물이 묻혀 있다. 지구온난화 여파로 얼음이 녹으면서 앞으로 개발될 잠재력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기회의 땅이다. 새로이 개척될 ‘북극 항로’도 그린란드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고 했다. 그린란드를 두고 트럼프의 표적이 된 덴마크나 그린란드 입장에선 소름 돋는 말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린란드를 손에 넣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트럼프 취임 이후 세상이 시끄럽다. ‘미국 우선주의’를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트럼프 집권 1년여만에 우리가 알던 미국이 낯선 미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침공, 66개 국제기구 탈퇴로 트럼프의 미국은 국제사회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고 있다.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행위로 질식사했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여성이 숨지면서 미 전역이 들끓고 있다.
트럼프 때문에 ‘설마’ 했다가 쩔쩔매는 일은 이젠 시작일지도 모른다. 상식은 물론 상상조차 뛰어넘는 트럼프의 폭주에 국제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세계인들이 지혜를 나눠야 한다.
이명희 논설위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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