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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조금 늦더라도 안전하게”…현대차 ‘모셔널’ 로보택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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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 정차된 무인 로보택시 ‘아이오닉5’의 모습.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 정차된 무인 로보택시 ‘아이오닉5’의 모습.


“끽∼ 덜컹.”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 지역을 출발해 남쪽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타운 스퀘어’를 향해 달리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아이오닉5)가 급정거했다. 조깅을 하던 한 시민이 차도로 달려오자, 운전석에 앉은 모셔널 관계자가 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것이었다. ‘엣지케이스’(예상하지 못한 상황)가 발생하자 차량은 관련 데이터를 관제센터로 전송했다. 모셔널 쪽은 “엣지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무인 로보택시가 제동하고 대응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안전을 위해 탑승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먼저 밟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테크니컬 센터는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데이터로 축적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자료로 사용한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와 합작 설립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이다.




한겨레가 이날 40분가량 탑승한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레벨4’에 해당하는 차량이다. 운전자가 없어도 완벽하게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취재진의 시승 보조와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 앉은 회사 관계자가 자율주행 중인 상황에 개입해 한차례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나머지 40분 동안 그는 단 한 차례도 핸들에 손을 올리거나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지 않았다. 이 무인 로보택시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호텔 로비도 안정적으로 통과했으며, 갓길에서 공사 중인 구간에서도 부드럽게 차선을 바꿔 주행했다. 옆에 대형차가 나타나자, 속도를 조금 줄여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가 탑승한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운행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가 탑승한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운행하고 있다.


모셔널 로보택시의 주행 능력은 매너가 좋은 운전자가 모는 차량 같았다. 전체적으로 조바심 없이 차분했고, 침착하게 정지(Stop) 신호를 통과했다. 과속 방지턱을 앞두고는 속도를 최대한 줄여 덜컹거림 없이 주행했다. 가속도 서서히 이뤄져 전기차 특유의 급가속에 따른 울렁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호등이나 교차로 등 일부 감속 구간에서 제동이 부드럽게 이뤄지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로보택시를 제어하고, 차량 레이더 센서가 보는 도로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뒷좌석 디스플레이에 아무도 없는 공간인데도 사람과 차량이 표시되는 현상도 일부 목격됐다. 이는 도로 위 다른 물체에 반사된 빛이나 전파가 감지된 노이즈로 탑승객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차량은 29개의 센서를 교차 검증하기 때문에 운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모셔널은 설명했다.





이 기업은 올해 말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계획은 구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인 ‘웨이모’나 아마존의 ‘죽스’에 견주면 빠른 편은 아니다. 이미 미국 전역에서 수천 대의 무인 로보택시를 배치한 웨이모는 올해 여름 라스베이거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을 발표했고, 죽스는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미 50여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모셔널은 13만명의 승객을 태우고 200만마일(약 320만킬로미터)를 단 한건의 사고 없이 주행했다고 밝혔지만, 웨이모는 이미 자율주행으로만 2억7800만킬로미터를 달리고, 중국의 바이두가 1억4천만킬로미터를 운행한 것에 견주면 주행 데이터 측면에도 미미한 수준이다.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 뒷좌석에 탑승하면 주행 경로와 로보택시가 라이다·레이다·카메라로 인식하는 주변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모셔널의 무인 로보택시 뒷좌석에 탑승하면 주행 경로와 로보택시가 라이다·레이다·카메라로 인식하는 주변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은 사람의 실수 없이 주행하는 차량을 목표로 하는 기술로, 우리는 기술 진보와 함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상용화는 고객에게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의 준비 상태를 증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놓고 자율 주행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에선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레벨2)이 지난해 11월 도입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능력의 국내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 국내 부문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했던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 수장을 겸했던 송창현 사장이 사임하면서 시장에서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현대차 내부의 세 조직(모셔널, 첨단차플랫폼 본부, 포티투닷)의 업무와 목표가 정리되지 못한 채 갈등을 빚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현대차그룹은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고 인공지능(AI)으로 판단하는 모셔널의 엔드투엔드(E2E) 방식과 라이다(빛을 이용해 거리와 형태를 측정하는 기술)·레이더(전파)·카메라 등 다중 센서를 활용한 모듈(룰베이스) 방식을 종합해 조금 늦더라도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전무)은 “포티투닷과 모셔널이 각자 가진 장점을 살려 데이터를 공유하고 모델을 통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기술인) ‘아트리아’의 경우, 올해 또는 내년에 양산할 차에 적용할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중심으로 개발해 궁극적으로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지난 6일~9일(현지시각) 열린 ‘시이에스(CES) 2026’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시스템 ‘알파마요’도 이와 현대차그룹의 이런 구상과 비슷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미래자동차학부)는 “현대차그룹과 모셔널이 이번에 발표한 자료들을 보면,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운영의 문제점과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장 안정적인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탑승객 수나 누적 거리 등에서 웨이모와 중국에 견줘 1∼2년 늦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개발과 양산에 보다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영상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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