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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직 동작구의원 “김병기, 총선 전 돈 요구…돈 준 구의원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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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소아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소아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1천만원을 건넸다는 탄원서를 쓴 전직 동작구 의원이 관련자들과의 대화에서 ‘공천을 대가로 총선 선거자금을 요구받은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인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전직 구의원은 특히 ‘김 의원 쪽에 정치자금을 준 구의원이 여럿’이라고 주장해, 김 의원을 둘러싼 불법 정치자금 의혹은 동작구의회 전체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겨레는 2023년 12월15일 이수진 당시 민주당 의원과 이 의원의 보좌관 ㄱ씨, 이아무개 전 동작구청장과 전아무개 전 동작구의원이 서울 동작갑 이수진 의원 지역사무소에서 만나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날은 이 전 구청장과 측근인 전씨가 자신들이 작성한 탄원서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쪽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이 의원 쪽과 처음 만난 자리였다. 이 전 구청장은 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에 출마 신청해 예비후보 검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고, 당시 예비후보 검증위원장이 김 의원이었다.



22분 분량의 녹취에는 주로 탄원서에 담긴 김 의원 관련 의혹의 신빙성을 논의하고, 이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쪽에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씨는 탄원서에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초 김 의원 쪽에 1천만원을 건넸으나 3개월 만에 돌려받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구의원 김아무개씨는 김 의원 쪽에 2천만원을 건네고 5개월 뒤에 돌려받았다고 했다. 탄원서에는 김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2년 7∼8월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제기도 담겼다.




당시 대화에서 전씨는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 “(20)20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잖아요. 그래서 (김 의원 쪽이)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을 달라고 그런 거”라고 했다. 이 의원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공천해줬으니까 2020년도에 자기 총선을 위한 돈을 내놔라(라는 것이냐)”고 되묻자, 전씨는 “네, 그렇죠”라고 답했다. 2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당시 금품 수수에 구의원 공천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다는 얘기다.



전씨는 이 의원 쪽이 ‘사실 입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하자, 다른 구의원들도 김 의원 쪽에 금품을 건넸지만 ‘내가 줬기 때문에 확실한 것’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전씨는 “지금 돈 많이 준 의원들이 다 있거든요. 그 사람들은 돈은 안 줬다는 말은 절대 안 해요. 다 줬어요”, “그래서 확실히 한 그것만, 저희들이 한 거를 (문제제기한 것이다.) 그 사람들 100% 다 줬어요. 다 알아요. 액수도 많고”, “이것뿐이 아니고 수십가지 더 있어요. 저희들이 그냥 이것만 하는 거고”라고 강조했다.



이 전 구청장 쪽은 총선 예비후보 검증위원장인 김 의원의 비위를 공론화하지 않고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수진 의원 쪽이 ‘다리를 놔줄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이 전 구청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수진 의원의 요청으로 탄원서를 전달했다’라고 주장한 것과 반대되는 정황이 담긴 셈이다.



법인카드 사적유용 정황을 직접 상세히 설명한 이 전 구청장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재명) 대표밖에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대표님이 알고(난 뒤) 김병기 의원에 대한 신뢰를 접어라(라는 것)”이라며 “대표한테 이걸 전달할 방법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 의원이 직접 나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만류하며 당대표실 김현지 보좌관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하자고 제안했고, ㄱ씨와 전씨, 김 보좌관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추진하는 것으로 대화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고 김현지 보좌관에게 탄원서만 전달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당시 김현지 보좌관이 탄원서를 당 사무국에 전달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당 차원의 진상조사 없이 유야무야됐고, 탄원서는 김 의원 손에 들어갔다. 탄원서 작성을 주도한 이아무개 전 구청장은 탄원서 전달 일주일 뒤인 그해 12월22일 공천에서 최종 탈락했고, 김병기 의원은 '셀프 공천' 논란 속에 2024년 3월1일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갑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당시 김 의원으로부터 탄원서를 전달받은 전직 보좌직원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이 연 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의 배우자와 최측근 구의원이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대체로 맞다’고 인정했다”고 진술했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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