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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닫힌 것은 갤러리인가, 작가들의 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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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김수연 기자] 지역 작가들이 애용해 온 전시 공간인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가 최근 폐쇄를 결정하면서 미술계 안팎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문화관은 그동안 '숲속갤러리'와 '문화의 집'을 중심으로 도민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운영돼 왔다.

이번 변화는 '문화의 집'을 리모델링해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복합 휴식공간 '놀꽃마루'를 조성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충북문화관의 관리 주체가 충북문화재단에서 충북도 복지정책과로 이관됐고, 한 건물에 함께 있던 숲속갤러리 역시 '놀꽃마루'와의 시너지를 이유로 어린이 전시·교육·놀이 공간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숲속갤러리는 그동안 전시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 작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비교적 저렴한 대관료와 도심 한복판이라는 접근성 덕분에 개인전과 소규모 기획전이 꾸준히 이어졌고, 지역 작가들이 관객과 만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해왔다.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어린이를 위한 문화·돌봄 공간이 확대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방향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전시 공간이 별다른 논의 없이 사라지는 것은 또 다른 상실로 남는다.

청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작가는 "충북문화관은 애초에 도민에게 돌려준 공간인데, 이런 중요한 변화에 앞서 도민과 작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는지 의문"이라며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숲속갤러리가 운영되는 동안 공간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며 "공간을 관리했던 주체들 역시 이 부분을 함께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숲속갤러리의 대체 공간으로 이달 20일 준공 예정인 오스코(OSCO) 갤러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보다 3배가량 넓은 공간인 만큼 대관료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작가 B씨는 "숲속갤러리는 대관료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활용도가 높았다"며 "오스코 갤러리는 공간 규모나 컨디션에 따라 일부 작가들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지원금에 사비를 보태야 하는 작가들과 그렇지 못한 작가들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스코 공간을 직접 봐야 알겠지만, 누구나 비교적 부담 없이 전시를 열 수 있었던 숲속갤러리가 사라지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원도심 일원에 새로운 전시 공간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얼마나 쉽게' 그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느냐다.

과연 오스코 갤러리가 숲속갤러리가 지녔던 접근성과 공공성 그리고 지역 작가들의 실질적인 전시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원도심에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 역시 행정 주도의 청사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그 공간을 쓰게 될 작가들의 목소리와 필요가 충분히 반영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것이 일부만의 무대가 된다면 숲속갤러리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렵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전시공간의 이전이 아닌 작가들에게 그 문이 얼마나 열려 있느냐를 다시 한번 묻는 질문이 될 것이다.

김수연 교육문화부 기자 숲속갤러리,충북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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