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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보다 시술이 돈 되는 구조…심평원 “수가 전면 손질”

조선비즈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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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뉴스1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뉴스1



“수술은 안 되고, 주사는 된다.”

한국 의료 수가 체계의 왜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12일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공개됐다.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이날 2024년 기준 건강보험 진료비 116조원 가운데 전체 수술 진료과의 수술료가 3조2000억원에 그친 반면, 신경차단술에는 2조9000억원이 쓰였다고 밝혔다. 즉, 복잡한 수술보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에 건강보험 재정이 더 많이 투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강 원장은 “신경차단술을 1년에 670회, 물리치료를 369회 이상 받은 사례도 있다”며, “경증 치료비만 따져도 연간 약 18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진단 검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는 “CT는 촬영 기준은 있지만, 얼마나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상한은 없다”며 “실제로 1년에 CT를 130회 찍는 사례도 발생한다. 환자를 위한 진료라 하더라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MRI의 경우, 과거 과잉 촬영 논란이 컸지만 기준 정비 이후 촬영 건수가 줄어든 바 있어, CT 역시 명확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심평원은 이런 왜곡을 청구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강 원장은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료 과목별 수가 흐름과 진료 양상을 개괄적으로 분석하고, 정상 범주를 벗어난 검사나 시술이 얼마나 반복되는지도 함께 살펴본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도 국내 의료체계의 왜곡을 뒷받침한다. 강 원장은 “미국과는 상대가치 구조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과 비교하면 수술 수가는 2배에서 4배까지 격차가 난다”며 “고난도 수술은 입원 환자가 많고, 야간·주말 응급과 법적 리스크까지 감당해야 하지만 보상은 턱없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과를 40년간 해왔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젊은 의사들이 수술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 시스템의 한계도 분명하다. 강 원장은 “현재는 당일 다른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하루에 여러 병원을 돌며 물리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와 시술의 과잉을 줄이고 의료 이용을 합리화하는 것이 재정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심평원은 행위별 수가의 근간이 되는 상대가치 체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강 원장은 “상대가치는 처음 설계될 때 진료비용 자료 구축 과정에서 허점이 있었다”며 “진료비용 자료를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표준화하고, 상대가치가 상시 조정될 수 있도록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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