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
12·3 비상계엄 당시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내란특검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결심공판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위증 등 혐의에 대해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피고인은 경찰청과 소방청을 지휘 감독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에 가담했다"며 "경찰이 동원돼 국회를 봉쇄할 것을 알고, 이행 상황을 보고받았으나 묵인했고, 나아가 국민들이 위급한 재난 상황에서 의지해 오던 소방 공무원들에게조차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단전·단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단전·단수 지시의 중대성도 되짚었다. 특검은 "형법 제175조는 전기의 공급이나 사용을 방해한 예비·음모만 한 경우에도 징역 5년 이하에 처하도록 하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 때문에, 그리고 그러한 충성에 대한 충성에 대한 대가로 주어졌던 최고위층 권력자의 삶을 탐해 의무를 저버렸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이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범행의 고의성도 강조했다. 특검은 "판사만 15년을 해왔던 엘리트 법조인이 언론사 단전·단수가 언론 통제를 위한 용도라는 것, 그리고 단전·단수를 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진술이 번복되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특검은 "피고인은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지시 문건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대접견실에서 꺼내보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11분에 걸쳐 상의했던 문건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피고인의 거짓말과 증거인멸, 위증으로 인해 후대의 교훈이 될 12·3 비상계엄의 진실은 왜곡돼고 후손들은 계엄의 진상과 실체를 알 수 없게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과 같이 최고위층의 내란 가담자를 엄벌해 후대에 경고를 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시대 착오적인 쿠데타를 기획하는 자들이 (계엄을) 준동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후세는 당시 대한민국은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었다고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으로서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사실상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받는다.
이 전 장관은 앞서 이날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특검 측이 "피고인은 당일 오후 8시 26분~9시 10분 대통령 집무실에 있었는데, 이 34분간 (단전·단수) 지시나 문건을 못 받았나"라고 묻자, "책상 위에 문건이 놓인 것을 봤을 뿐 직접 받은 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을 내란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특검 측이 "앞서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보는 건 창의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비상계엄을 내란이라 치환하는 발상이 창의적이라는 것"이라며 "비상계엄은 비상계엄이고, 내란은 내란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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