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화장품법상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돼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일회용품으로 규제받지 않는 물티슈를 규제 대상 일회용품에 포함하고 생산자에서 처리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대책안을 내놓았다. (사진=AI 이미지) |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버리는 물티슈가 하수도를 마비시키고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환경 재앙'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물티슈를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생산자에게 하수도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변기 속 물티슈, 기름때와 만나 '오물 덩어리' 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물티슈의 90% 이상은 종이가 아닌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다. 이 플라스틱 섬유는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에만 100년 이상이 걸린다.
문제는 이 물티슈가 변기를 통해 버려졌을 때 발생한다. 물에 녹지 않는 물티슈가 하수관로 속 기름때와 엉겨 붙으면서 거대한 오물 덩어리인 '팻버그(Fatberg)'를 형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수처리장 스크린 공정에서 걸러지는 오물의 80~90%가 물티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입법조사처는 연간 2500억 원에 달하는 하수관로 유지 관리비 중 약 1000억 원 이상이 물티슈로 인한 긴급 준설과 펌프 수리에 투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이 낸 세금이 물티슈 뒷처리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천연펄프'라더니 실상은 플라스틱…'그린워싱' 심각
보고서는 업체들의 이른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문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상당수 업체가 '천연펄프 함유' 등의 문구를 내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된 불용성 합성섬유인 경우가 많아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영국처럼 아예 판매 금지하자"… '선제 규제' 권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단순히 버려진 물티슈를 치우는 사후 처리 중심의 정책으로는 하수도 재앙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환경 위해성이 입증된 플라스틱 함유 제품은 아예 생산 단계부터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대안을 내놨다.
현행법상 물티슈는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식당에서 흔히 쓰는 컵이나 나무젓가락과 달리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입법 조사처는 자원재활용법을 개정, 물티슈를 규제 대상 일회용품으로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을 통해 생산자에게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그동안 공공 예산으로 충당했던 하수도 유지 비용을 오염 유발 주체인 제조사가 분담하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장품법 역시 개정 대상이다. 친환경이 아님에도 친환경인 척하는 '그린워싱'을 막기 위해 환경 정보 공개 기준을 엄격히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11월 플라스틱 함유 물티슈의 판매를 전면 금지한 영국의 사례를 모범 답안으로 제시했다. 영국은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하는 모든 물티슈를 강력한 규제 범주에 넣어 생산 단계부터 차단하되, 감염 예방 등 공중보건에 직결되는 의료용이나 특수 산업용에 대해서만 엄격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위생과 환경 사이에서 실효성 있는 균형점을 찾았다는 평가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지금처럼 하수구가 막힌 뒤에야 예산을 들여 뚫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며 "영국처럼 환경에 해로운 제품은 처음부터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선제적인 정책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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