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연합뉴스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핵심 임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3일 오전 열린다. 심사는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박 부장판사는 영장 심사에서 원칙을 중시하고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원칙론자’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심사에서 피의자별 범죄 혐의가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소명됐는지, 각자의 관여 정도가 얼마나 입증됐는지가 영장 발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2기)는 2003년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뒤, 수원지법, 서울중앙·북부지법,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이후 지난해 2월 24일 법관 정기 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했다. 법원행정처 사법등기심의관과 사법등기국장도 겸임한 바 있다.
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부임 이후 주요 사건의 영장실질심사를 다수 맡아왔다. 최근에는 작년 11월 내란특검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 내란 선동 등 혐의를 적용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심사했다. 당시 박 부장판사는 “구속의 필요성이 부족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염려 등 구속 사유에 대해서도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앞서 같은해 10월 15일 내란특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불법 비상계엄 가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도 박 부장판사는 “구속의 상당성이나 도주·증거인멸의 염려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기각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그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그가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충분한 공방을 통해 가려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이나 피의자 출석의 경과 등을 고려하면 도주와 증거 인멸의 염려보다는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했다.
즉 피의자의 범죄 성립 요건이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소명됐는지를 따지는 동시에,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구체적으로 소명되지 않을 경우 불구속 수사 원칙을 우선하는 판단 방식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의 모습. /뉴스1 |
반면 증거 인멸 우려가 구체적으로 소명될 경우, 영장 발부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내란특검은 지난해 11월 직무유기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당시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MBK파트너스 관련 영장심사에서도 검찰이 범죄 성립 요건과 각 피의자들의 관여 정도, 도주·증거 인멸 우려를 어느 수준까지 소명하고,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의 반박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측 변호인들이 영장 기각을 위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만 100장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심사가 13일 오후 1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3시간 30분 앞당겨진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했다는 평가다. 법조계에 따르면, 통상 영장 실질심사 시작 시간이 앞당겨지는 경우는 변호인단의 요청이 있거나, 재판부가 검토해야 할 서류 분량이 많다고 판단될 때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회장의 사전 인식 수준과 전단채 발행 과정에서의 관여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사가 진행돼 온 만큼, 검찰이 변호인단도 예상하지 못한 증거를 제시해올 가능성이 있다”며 “영장심사는 시간 제약이 있어 재판부가 개별 증거를 깊이 따지기보다는 범죄 소명이 일정 부분 이뤄졌다고 판단할 경우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의자 4명 전원에 대해 영장이 발부될지는 각 인물별로 제시되는 관여 정황과 증거의 밀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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