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학술대회 ‘자살예방의 새 지도: 희망, 다시 디자인하다’에서 한 참가자가 바라는 변화를 적고 있다. 한국자살예방실천네트워크 제공 |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가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제주도와 인천광역시의 자살 분야 안전수준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견줘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12일 자살을 비롯한 6가지 재난·안전 통계(2024년)를 기반으로 특별·광역시와 도, 시·군·구 등 5개 그룹별 ‘2025년 지역안전지수(1~5등급)’를 공개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2015년부터 해마다 발표하는 지수로, 등급을 통해 각 지자체의 분야별 안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그룹 안에서 가장 안전한 10%에 속한다면 1등급, 하위 10%면 5등급을 받는다.
지난 2024년 교통사고·화재·범죄·생활안전·자살·감염병 등 6개 분야 사망자는 모두 2만3112명으로 전년(2만1886명)보다 1226명(5.6%) 증가했다. 교통사고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분야 사망이 모두 늘어난 탓이다.
특히 심각한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0년 넘게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자살 문제다.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은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보다 2.6배 높다. 앞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4872명으로 전년보다 894명(6.4%) 늘었다. 전국적으로 자살률은 29.1명으로 2011년 31.7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 국가데이터처 자료 |
행안부는 사망 건수(가중치 50%)를 비롯해 환경 취약성, 지자체의 개선 노력 등을 종합해 자살 분야 지역안전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9개 도 지역에선 제주, 특별·광역시 8곳 가운데 인천이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두 지자체는 전년(3등급)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2024년 제주의 자살률은 36.3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다. 2022년 자살률은 26.0명이었으나 2023년 30.5명을 거쳐 급증했다.
제주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뒤 관광객 감소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변사자 통계(2023년 기준)를 보면, 제주와 울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경제생활 문제’가 자살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른 지역처럼 70~80대 고령층 자살 사망이 많은 데다 최근 들어선 40~50대 (자살률) 증가 폭도 늘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보면 실직 같은 경제적인 원인이 가장 많고, 중년기 이혼 등 가족 문제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자살률도 2022년 25.8명, 2023년 28.8명, 2024년 31.2명으로 증가세다. 인천시 관계자는 “2024년은 전년보다 중장년 남성의 자살률이 높아졌다”며 “경기 침체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살 분야 지역안전지수 1등급은 세종특별자치시와 경기도였다. 2024년 세종 지역 자살률은 23.0명으로 전년 20.0명보다 상승했으나,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서울의 자살률도 24.1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5등급을 받은 곳은 없었으나 강북구와 금천구는 4등급이었다.
행안부는 분야별 지역안전지수가 낮은 지자체를 대상으로 위험 요소 분석과 맞춤형 대책을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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