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무효화 소송의 심리 기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법원은 이번 심리 이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 지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판단해 이르면 다음 달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을 준비 중인 국토교통부는 이번 판결에 정책의 신뢰도가 걸려 있는 만큼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달 15일 8개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 사건의 변론기일을 연다. 재판부는 이날 심리를 1회로 종결하고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이 소송은 개혁신당이 서울 도봉·강북·금천·중랑구, 경기 의왕, 성남 중원, 수원 장안·팔달구 등 8개 지역이 국토부의 의도적 통계 누락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며 이를 무효화해 달라고 제기한 행정소송이다. 개혁신당은 국토부가 의도적으로 7~9월 주택가격상승률 통계가 아닌 6~8월 통계를 사용해 이 8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토부는 단 한 번의 심리로 부동산 대책의 유효성이 결정되는 만큼 대형 로펌 ‘광장’을 선임하는 등 소송 대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만약 8개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지정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국토부의 정책 수행에는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 없이 8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국토부에는 부담이다.
그래픽=손민균 |
개혁신당이 승소하면 재판부는 곧바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효력을 정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8개 지역에 대한 10·15 대책 규제는 1심만 이겨도 사실상 해제되는 셈이다. 소송이 길어지더라도 해당 규제는 풀린 상태로 진행된다.
야권 관계자는 “8개 지역에 대한 지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가처분 성격의 ‘효력정지’를 신청했는데 재판부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를 따로 다루지 않았다”며 “대신 1심 판결이 원고 승소로 나오면 그때 효력 정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소송에서 언급된 8개 지역 가운데 서울 도봉·강북·금천·중랑구, 경기 수원시 장안구 등 5개 지역은 9~11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규제지역 지정 요건인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밑돌았다. 조정대상지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행정소송의 판결이 나오지 않더라도 규제지역 해제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3항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날이 속하는 달의 바로 전달부터 소급해 3개월간의 해당 지역 주택가격상승률이 그 지역이 속하는 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다만 국토부가 이달 발표할 후속 주택 공급 대책에서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규제지역 해제는 자칫 집값 상승의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국토부가 규제지역을 쉽게 해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위 관계자는 “시장에서 규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소문이 돈 적은 있지만 정부나 당 차원에서 아직 추가로 들리는 이야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원은 단 한 번의 심리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이면서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 유효성도 결정될 전망이다. 야권 관계자는 “통상 판결까지 1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재판부에서 빠르게 판결을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일단 심리는 하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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