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다 성장 구조부터
-시장 1등을 만드는 아기유니콘의 조건, 빠른 성장보다 시장 구조 전환 필요
-"투자는 자금이 아닌 시간과 방향의 설계"
-시장 1등을 만드는 아기유니콘의 조건, 빠른 성장보다 시장 구조 전환 필요
-"투자는 자금이 아닌 시간과 방향의 설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액셀러레이터 시장에서 독특한 궤적을 그려왔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 ‘우수 투자기관상’, 중소벤처기업부 우수 창업기획자 장관상에 이어, 지난해에는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로부터 ‘최고 액셀러레이터 배치 운영기관’ 협회장상을 수상하며 이른바 ‘그랜드 슬램 3관왕’을 달성했다. 단순히 상의 개수가 많다는 의미를 넘어, 투자·보육·성과 창출 전반에서 일관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숫자와 타이틀만 놓고 보면 성과 중심의 조직처럼 보이지만,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단어는 의외로 담담하다. “성과는 결과이지, 목표는 아니다.”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성과가 만들어지는 구조와 과정을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다.
이러한 철학의 중심에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배상승 공동대표가 있다. 그는 투자사를 단순한 ‘자본 공급자’가 아니라, 창업가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구조 설계자로 정의한다. 투자란 돈을 넣는 행위가 아니라, 창업가가 방향 설정과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재설계하는 일이라는 관점이다.
초기 창업가는 속도보다 방향에서 더 많은 시간을 잃는다
배 대표의 커리어는 전형적인 투자자 이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삼성물산에서 신사업 전략을 기획했고, KTB네트워크에서는 투자 심사와 백오피스를 두루 경험했다. 이후 문화관광부에서 정책 수립을 담당하며 공공 영역의 시각을 익혔고, 상장사에서는 CFO와 COO로 자금 조달과 IPO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투자, 정책, 기업 경영과 상장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 주기를 몸소 경험한 셈이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하나의 공통된 문제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초기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데 과도한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정부 과제, 후속 투자 준비를 그때그때 대응하다 보면, 정작 시장과 고객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 분절된다. 배 대표는 이 구조가 창업가의 실행력을 가장 크게 잠식한다고 봤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투자를 시작으로 정부 과제, 후속 투자, 상장 경험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창업가가 ‘사업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완결형 모델이다. 배 대표는 이를 단순한 지원이 아닌 ‘압축 성장 모델’이라고 부른다.
아기유니콘의 조건은 ‘빠른 성장’이 아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정의하는 아기유니콘은 단기적인 매출 성장이나 화제성 있는 지표로 설명되지 않는다. 배 대표는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기준으로 본다.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산업의 비효율을 어떻게 대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계속 사업으로 확장 가능한지 여부가 핵심이다.
투자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전히 ‘팀’이다. 그는 기술은 보완 가능하고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문제 해결 능력과 실행 밀도가 없는 팀은 결국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다고 말한다. 특히 초기 단계일수록 완성도보다는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올바른 방향을 잡은 팀은 시행착오를 통해서도 빠르게 학습하지만, 방향이 틀린 팀은 자원이 많아도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약 90개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루엠텍을 비롯해 메디컬에이아이, 애즈위메이크, 빈센 등은 IPO 또는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배 대표는 “IPO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초기 단계에서의 방향 설정이 누적된 결과”라고 강조한다.
'압축 성장 모델’을 통해 아기유니콘을 육성하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블루엠텍 사례가 보여준 ‘동행 투자’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블루엠텍에 최초 투자했을 당시 기업 가치는 약 38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숫자보다 사업 구조의 본질을 봤다고 설명한다. 블루엠텍은 단순한 의약품 유통사가 아니라, 병·의원 의약품 공급 시장에 내재된 구조적 비효율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재편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한 팀이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자본 투입에 그치지 않았다. 사업 전략 고도화, 성장 로드맵 설계, 후속 투자 연계, 재무 구조 정비, 상장 전략 수립까지 전 과정에 동행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자문이나 컨설팅이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성장 속도 자체를 함께 설계하는 작업에 가까웠다. 그 결과 블루엠텍은 단기간에 압축 성장을 이뤘고, IPO로 이어졌다.
배 대표는 이를 ‘우연한 성공’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구조라고 말한다. 실제로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동일한 방식으로 여러 포트폴리오 기업을 다음 성장 단계로 밀어 올리고 있다.
TIPS는 ‘자금’이 아니라 ‘트랙’이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높은 TIPS 선정 성과를 기록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구조적 접근이 있다. 배 대표는 TIPS를 단순한 운영자금 지원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를 공식적으로 압축할 수 있는 트랙으로 본다. 초기 투자 단계부터 TIPS 선정을 전제로 기술 로드맵과 사업 고도화 전략, 후속 투자 시나리오를 함께 설계한다.
이 방식의 핵심은 창업가의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다. 매 라운드마다 투자 유치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다시 제품과 시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투자는 돈을 주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반복적으로 ‘방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팀으로 스타트업의 투자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AX를 넘어 IX로… “AI는 이제 의사결정 구조를 바꾼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주목하는 산업 키워드는 AX와 IX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AI가 비용 구조와 생산성을 실제로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다. 배 대표는 2026년을 기점으로 AI가 보조적 도구를 넘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DX와 AX가 업무를 자동화하고 시스템화하는 단계였다면, IX는 AI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일하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단계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바로 이 전환점에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시장 상황이나 단기적인 투자 심리에 흔들리지 않고 초기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다.
투자를 목적으로 창업하지 말라
배 대표가 초기 창업가에게 반복해서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투자를 받기 위해 회사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창업의 동기가 선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 기업은 제대로 성장한다는 믿음이다. 투자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성과를 만들어낸 이후 그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블루엠텍 사례처럼 초기 투자부터 IPO까지 동행하며, 투자와 회수가 하나의 구조로 완성되는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 단기 성과를 넘어, 각 시장에서 1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배상승 대표가 말하는 ‘압축 성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혜선 스타업 기자단 sunny@lunacellb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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