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12·3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삼으려고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일반이적)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서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구속 만기가 다가오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공개적으로 요청했지만, 실제로 구속된 이후에 이를 이유로 재판부 변경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2일 “일반이적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대해 구두로 기피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본안 심리를 담당하는 재판부가 아직 공소장만 제출된 단계에서, 어떠한 증거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피고인을 구속한 채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과 재판 실무에 비추어 볼 때 극히 이례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이날 오전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대한 첫 공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는데, 윤 전 대통령의 기피 신청으로 재판은 중단됐다.
변호인단은 “본안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증거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증거능력 인정 여부조차 판단되지 않은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 등 일체의 자료를 특별검사 쪽으로부터 제출받아 구속심사 검토자료로 사용하였다”며 “이는 재판부가 이미 공소사실에 대한 예단을 형성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음을 강하게 의심케 하는 사정으로서, 재판부 스스로 회피가 요구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재판부가 3월부터 주 3~4회 집중 심리기일을 잡아 방어권 행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타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는 지난 2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 구속영장을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발부해, 오는 18일이었던 윤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기간 만료는 6개월 연장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재판부 기피신청은 구속 연장을 받아들이겠다는 윤 전 대통령의 공언과는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제 아내도 구속돼있고 집에 가서 뭘 하겠냐. 다른 기소된 사건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거로 영장 발부해서 신병 확보해주길 바란다”며 “얼마 전 일반이적 사건 영장 발부 구속심문 할 때도 제가 재판부(기피 신청한 형사36부)에 얘기했다. 상황이 이런데 제가 귀가하는 거 생각 안하고 있다고”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13일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가 심리하는 내란 사건 결심 공판에 출석한다.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지연 전략으로 잡힌 추가 기일이다. 윤 전 대통령 쪽은 증거조사와 최후진술에 6~8시간이 필요하다며 ‘제2의 필리버스터’를 계획하는 모양새인데, 재판부는 이날은 반드시 변론을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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