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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뒤집을까···건보공단 “폐암 발생 81.8%가 흡연” 막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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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편의점에 담배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편의점에 담배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오는 15일 ‘담배소송’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폐암 발생 위험의 80% 이상은 흡연 영향”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공단이 소송에서 주장해 온 흡연과 폐암 간 인과관계를 부각하며, 항소심 판단에 영향을 줄 ‘의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2013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폐암 발생 예측모형’을 담배소송 대상자에게 적용한 결과, 폐암 발생 위험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중(기여위험도)이 81.8%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토대로 개인의 흡연 상태, 하루 흡연량, 흡연 시작 연령, 체질량지수(BMI), 신체활동, 연령 등을 반영해 8년 후 폐암 발생 위험을 예측했다.

연구원은 해당 모형에 담배소송 대상자 중 30~80세 남성 폐암 환자 2116명의 정보를 입력해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 요인을 제외했을 때 폐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낮아지며, 소송 대상자 환자들의 폐암 발생 원인 대부분이 흡연으로 설명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모형을 개발했던 박소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교수는 “분석에 쓰인 모형은 ‘모든 폐암’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추정한 것”이라며 “담배소송 대상 암종인 후두암,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등은 흡연과의 관련성이 더 뚜렷하기 때문에 실제 기여도는 81.8%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남병호 박사 역시 “담배소송 대상자의 BMI 등 건강지표를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폐암 발생위험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폐암 발생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담배회사 3곳(KT&G·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을 상대로 한 건보공단의 533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 공단은 2014년 4월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 533억원은 30년·20갑년 이상 흡연한 뒤 폐암·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에게 공단이 지급한 급여비(진료비) 규모다.

1심 재판부는 2020년 공단 청구를 기각했다. “개별 환자의 폐암 발병이 흡연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공단은 급여를 지급한 기관일 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는 취지다. 이에 공단은 즉각 항소했고,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1심의 ‘인과관계 부족’ 논리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장성인 건강보험연구원장은 “이는 흡연과 폐암 발생 간 인과관계를 재입증하는 의학적 증거”라며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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