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기자]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12일 신년 첫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준법경영의 가치와2025년 활동을 담은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연간보고서 2025를 발간했다. 창사 이래 여러 위기를 겪었던 거대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야생의 성장'에서 '시스템의 안정'으로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자 기록이다.
김소영 위원장이 이끄는 준신위는 이날 서울 등지에서 2026년 첫 정기회의를 열고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집대성한 연간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준법 감시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족쇄가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경영 전략이 되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캐리커쳐=디다다컴퍼니 |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12일 신년 첫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준법경영의 가치와2025년 활동을 담은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연간보고서 2025를 발간했다. 창사 이래 여러 위기를 겪었던 거대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야생의 성장'에서 '시스템의 안정'으로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자 기록이다.
김소영 위원장이 이끄는 준신위는 이날 서울 등지에서 2026년 첫 정기회의를 열고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집대성한 연간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준법 감시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족쇄가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경영 전략이 되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플랫폼 업계 최초의 맞춤형 검증 지표 도입과 리스크 관리의 과학화
처음부터 이러한 믿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2023년 말 출범 당시만 해도 외부의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창업자 리스크와 맞물려 보여주기식 기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 특유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대기업에 걸맞은 단단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의 카카오는 문어발 확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신뢰 기반의 AI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뼈대를 완성했다는 분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추상적이었던 플랫폼 기업의 준법 의무를 수치화하고 계량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컴플라이언스 기준은 급변하는 IT 플랫폼 환경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뚜렷했다. 굴뚝산업의 프레임을 IT 플랫폼에 투영할 경우 엇박자가 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준신위는 이 문제를 정량화로 풀어냈다는 설명이다. 2024년부터 외부 연구진과 협력하여 플랫폼 산업 특유의 리스크를 분석했고 2025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 그룹 및 계열사별 평가지표를 완성했다. 공동체 및 최고경영진 리스크 예방부터 컴플라이언스 점검 및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총 16개의 점검 주제와 46개의 점검 항목, 그리고 무려 208개의 세부 질의로 구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와 주요 협약 계열사들은 이 정밀한 잣대를 통해 2025년 상반기 첫 정기 평가를 받았다.
평가 자체도 입체적이다. 우선 각 계열사는 자체 평가를 수행한 뒤 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보완 사항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타트업 DNA에 매몰되어 카카오 그룹 내에 만연했던 '속도전' 중심의 문화가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하는 문화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오너 리스크나 경영진의 독단적 판단으로 인한 위기 가능성을 시스템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플랫폼 업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 고도화된 시스템은 향후 네이버나 쿠팡 등 경쟁사들에게도 준법 경영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묻지마 투자는 없다" 4단계 검증 거치는 투자 체크리스트와 책임경영의 안착
과거 카카오가 비판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무분별한 인수합병(M&A)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었다. 그리고 2025년 카카오는 이러한 과거와 결별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주요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투자 체크리스트'를 도입하고 이를 의사결정의 필수 관문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투자 준칙은 사업성 검토와 상법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이라는 4가지 대분류 아래 29개의 세부 평가사항으로 촘촘하게 짜여졌다. 이제 카카오 계열사가 투자를 집행하려면 독자적인 사업성 검토 입증 자료는 물론이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이해관계자 거래 여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가능성 등을 낱낱이 소명해야 한다.
특히 공정거래법 항목을 강화하여 계열사 간 부당 지원이나 사익 편취 논란이 발생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당장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출범 직후부터 2025년 말까지 주식시장 대량거래나 인수합병 기업공개(IPO) 등 약 70여건의 고위험 안건을 사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위원단의 심층 분석을 거쳐 제동을 걸거나 보완을 요구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막아냈다. 이는 카카오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수직적 지시가 아닌 수평적 합의로 완성된 "윤리적 리더십과 소통 문화"
준신위의 활동이 돋보이는 또 다른 지점은 감시자가 아닌 '파트너'로서의 위치를 확립했다는 것이다. 당장 김소영 위원장과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의장은 지난 2025년 11월 간담회를 통해 카카오의 변화를 함께 회고했다. 이 자리에서 확인된 것은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통념을 깼다는 사실이다. 정신아 의장은 위원회가 외부의 시선과 기대를 점검해주는 논의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고 평했다.
파트너십은 경영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과의 간담회를 통해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거버넌스 개선에 반영했다. 나아가 이사회 책임 관련 세미나와 AI 기술 윤리 교육 인사 노무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들이 스스로 준법 의식을 갖추도록 유도했다.
단순히 하지 말라는 규제가 아니라 '왜 지켜야 하는지'를 이해시키는 과정이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수많은 워크숍과 교육은 카카오 임직원들에게 준법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업무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는 카카오가 겪었던 조직 문화의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는 응집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김소영 위원장이 "준법이 외부의 요구에 따른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지켜야 할 방향이 되었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신뢰라는 자산을 바탕으로 AI와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진격
2025년의 혹독한 체질 개선은 결국 더 큰 도약을 위한 도움닫기였다. 카카오가 준신위와 함께 구축한 투명한 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이제 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AI 기술은 윤리적 문제와 법적 규제 리스크가 그 어떤 분야보다 크다. 카카오가 미리 갖춰놓은 준법 시스템은 AI 개발과 서비스 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신뢰도를 제공한다.
보고서에서 정신아 의장은 AI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준신위가 이 과정에서도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카카오가 이제 '내수용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진화할 준비를 마쳤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의 투명성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둔다. 지난 2년간 카카오가 쌓아 올린 준법 경영의 자산은 해외 자본 유치와 파트너십 구축에 있어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지난 2년간 위원회는 책임경영과 사회적 신뢰 회복을 이정표 삼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며 "카카오가 준법을 스스로 지켜야 할 방향으로 삼게 된 것이 가장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위원회는 비판과 질책을 외면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한 나침반으로 삼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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