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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EU 국방수장 “미군 대체할 유럽군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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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류스 쿠빌류스 유럽연합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이 11일 스웨덴 살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안드류스 쿠빌류스 유럽연합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이 11일 스웨덴 살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 국방정책 책임자가 유럽 주둔 미군을 대체할 만한 유럽 군대를 만들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연일 드러내는 가운데 나온 제안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안드류스 쿠빌류스 유럽연합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11일(현지시각) 스웨덴 살렌에서 열린 ‘사회와 국방’ 콘퍼런스 연설에서 “강력하고 상시적인 10만명 규모의 ‘유럽 군대’” 창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군사력의 중추를 이루는 10만명의 강력한 미군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런 시기에 우리의 제도적 방위 태세에 관한 가장 시급한 질문들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쿠빌류스 집행위원은 군사 분야에서 유럽이 공통의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기 위한 “유럽 안전보장 이사회”를 마련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유럽 안전보장 이사회는 (군사 강국인) 핵심 상임 회원국들과 몇몇 순환 회원국들로 구성될 수 있다”며 “총 10∼12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국방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영국 역시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오랜 우방인 유럽에 등 돌리는 가운데 나왔다. 백악관은 지난달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 안보의 우선 과제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지배력 확보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꼽았다. 유럽과 국경을 맞댄 러시아는 위협 요소로 지목하지 않았다. 유럽을 향해서는 잘못된 이민 정책으로 “문명적 소멸” 위기에 놓였다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유럽이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국방력을 늘려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 기조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10월 나토의 동부 국경을 이루는 루마니아에서 미군 1000여명을 철수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군사력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주장하며, 미국-유럽 관계가 더욱 냉각되고 있다.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는 미국과 1951년 방위협정을 맺은 동맹이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동맹국인 덴마크를 실제로 공격하면 나토 체제에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으로서는 미국과의 동맹이 헐거워지더라도 러시아 등의 위협을 억제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다만 유럽 군대 창설이 단기간에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유럽 각국이 충분한 병력과 무기를 갖지 못한 데다, 새 군대를 누가 지휘할지 등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에프페는 “유럽군을 창설하자는 아이디어가 수년간 제안됐지만 실제로 동력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각국이 자국군에 대한 통제권 포기를 조심스러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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