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추징보전한 계좌, 뚜껑 열어보니 '깡통'… 잔고가 수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불과
지난달 23일 신상진 성남시장이 시청 모란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성남시 |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범죄수익 환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가압류한 대장동 일당의 계좌 잔고가 실익이 없는 '깡통계좌'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상진 시장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내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민사 소송 적극 지원'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신 시장은 "정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민사소송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전 국민 앞에 공언했다"면서 "그러나 8일 검찰이 언론에 제공한 '설명자료'와 성남시가 확인한 '대장동 일당의 깡통 계좌'라는 참담한 현실은 장관의 약속이 허언(虛言)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시는 검찰이 제공한 자료를 믿고 대장동 일당의 가압류를 진행해 법원 인용 결정을 받았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잔고가 수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불과했다.
검찰 자료를 토대로 김만배씨 측 화천대유 계좌에 대해 2700억원의 가압류를 청구했으나 실제 인정 잔액은 7만원에 그쳤다. 1000억원을 청구한 천화동인 1호(더스프링) 계좌 잔액은 5만원, 남욱 변호사 측 엔에스제이홀딩스 계좌(300억 청구) 잔액도 4800만원 수준이었다.
시는 검찰이 이미 자금 증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가 확보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검찰은 2022년 7월 기준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4449억원 중 96.1%인 4277억원이 이미 은닉·소비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신 시장은 "4년 전부터 자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시에는 껍데기 정보만 제공했다"면서 "이는 단순 비협조를 넘어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비호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검찰이 나머지 추징보전 결정문을 "법원을 통해 확보하라"고 안내한 점도 강조했다. 시는 "안내 시점에 해당 사건기록을 검찰이 대출해 간 상태라 시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면서 "청사 내 자료를 두고 법원 절차를 밟으라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시는 이날 법무부와 검찰에 △18건 전부에 대한 실질적 추징보전 집행 목록 제공 △은닉 자금 흐름 정보 공유를 공식 요구했다. 결정문이 아닌 실제 자금이 동결된 집행 내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시장은 "검찰의 비협조에도 단 1원의 시민 재산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무부는 더 이상 '방패막이' 오명을 쓰지 않도록 전향적으로 자료 제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가압류 조치를 통해 남욱씨 측 역삼동 부지와 아이디에셋 청담동 건물 등에 대한 보전 조치를 완료하고, 추가 은닉 재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이민호 기자 leegij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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