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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된다고 했는데"…1금융권서 자취 감추는 저신용자 대출

뉴스웨이 문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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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정부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강력한 '저금리·상생 금융' 드라이브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금융 현장에서는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쫓겨나는 '대출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금리 인하 압박'과 '건전성 관리'라는 이중 과제를 모두 떠안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높은 저신용자 대출부터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11월 말 기준) 1금융권의 신용점수 750점 이하 차주 대상 신규 신용대출 취급액은 4조9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8조4091억원, 2024년 6조8371억원에 이어 매년 가파르게 줄어든 수치다. 불과 2년 사이 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반토막난 셈이다.

정부가 취약계층을 위한 '따뜻한 금융'을 주문했음에도 시장 공급량이 역주행하는 현상은 '시장 가격의 왜곡'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대출을 내줄 때는 높은 리스크를 감안해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대출 금리 상단을 억제하고 저금리 기조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은 큰데 그에 합당한 이자는 받을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는 은행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는데 정부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할수록 은행은 부실 우려가 있는 저신용자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은행권이 느끼는 건전성 공포는 수치로 증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0.61%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9월 분기 말 효과로 잠시 0.51%로 떨어졌으나 10월 들어 즉각 0.58%로 다시 튀어 올랐다. 은행들이 분기 말마다 부실채권을 상각·매각하며 수치를 관리하고 있지만 신규 부실이 쌓이는 속도를 따라잡기 버겁다는 방증이다.


1금융권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취약계층이 2금융권을 넘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풍선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저축은행과 카드사들조차 조달 비용 상승과 연체율 급등을 이유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지난 8일 금융위원회와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포용금융 확대방안을 내놨다. 저금리 대환대출과 채무조정, 플랫폼 지원 등이 골자다.

다만 현장에서는 해당 대책들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발표된 방안 대부분이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의 부실을 막는 방어적 조치이거나 특정 요건을 갖춘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핀셋 지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정작 자금이 급해 은행 문을 두드리는 일반 저신용자를 위한 신규 자금 공급 통로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일방적인 금리 인하 압박이 오히려 '금융 소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을 압박해 저신용자 금리를 낮추기보다는 재정을 투입해 은행의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가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저신용자를 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단순히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는 것보다는 저신용자가 시장에서 감당 가능한 금리로라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대출 총량 규제의 유연한 적용 등 정교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성주 기자 moonsj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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