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검색 갈무리. 12일 오전 11시 기준 여전히 허위 정보를 담은 기사가 노출되고 있다. |
‘상장 임박’을 앞세운 비상장주식 투자 사기 과정에서 사기범들이 가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허위 기사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기사들은 피해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네이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비상장주식의 ‘상장 임박’을 미끼로 한 기업공개(IPO) 투자사기와 관련해 소비자경보 등급을 기존 ‘주의’에서 ‘경고’로 한 단계 상향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관련 투자 사기 주의보를 발령한 뒤 한동안 유사 민원이 줄었으나, 최근 들어 동일한 수법의 사기가 다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보 상향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접수한 민원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기 수법을 보면, 사기범들은 국내 소형 금융사나 유튜브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문자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불특정 다수를 불법 주식 리딩방으로 유인한 뒤 비상장주식 1~5주를 무료로 입고해 주며 소액 수익과 출금 경험을 제공했다.
이후 신뢰가 형성되면 “상장 임박”, “상장 시 수배 수익”, “상장 실패 시 재매입 및 원금 보장” 등을 내세워 본격적인 투자를 유도했다. 이어 제3의 투자자나 대주주로 위장해 접근해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면 고가에 매입하겠다며 거액의 추가 투자를 유도한 뒤 투자금을 가로채 잠적하는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사기범들은 상장 실패 시 주식을 재매입해 주겠다며 이른바 ‘재매입 약정서’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기 과정에서 언론 보도를 활용한 허위 정보 유포가 핵심 수단으로 쓰였다. 지난해 11월25일 서울경제TV는 ‘에스디웨이, 상장 준비 가속화…“글로벌 수요 대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같은 날 새전북신문은 ‘에스디웨이 “상장 시기를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요구에 맞추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각각 보도했다.
두 기사 모두 기업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며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금감원은 기사 내용이 허위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기업과 소통해 현재 상장 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며, 이 기사와도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마케팅 대행업체 등을 통해 허위 홍보성 기사가 배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두 기사는 해당 업체와 직접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불법업체가 제공한 정보에 기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두 언론사 모두 네이버 뉴스 검색에 노출되는 매체로, 12일 오전 11시 기준 해당 기사들은 삭제나 정정 없이 그대로 검색되고 있다.
금감원은 상장 임박을 내세운 비상장주식 투자 권유를 받을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이나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상장 관련 공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례비를 받고 불법업체가 원하는 대로 인터넷 기사나 블로그 게시글을 작성해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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