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박해묵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강남 고가 아파트에 부정 청약으로 당첨돼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가 과거 분상제 저지 법안을 냈던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자 법안대로라면 그가 당첨된 아파트는 분상제를 피했어야 했는데, 결국 적용됐고 이 후보자는 그 혜택을 받았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시절이었던 2019년 9월 6일 ‘분상제 저지 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 건설될 아파트에 분상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었다. 특히 정비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이미 받은 단지까지 분상제를 적용하겠다고 하면서 소급 입법을 통해 과도하게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미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았거나, 일반 분양분 200세대 미만인 정비사업 단지는 분상제 적용에서 제외되도록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추진하려는 분상제는 결국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부당한 분담금 폭탄을 안기고, 일반 분양자에게는 로또를 안겨 주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제도”라며 “과정이 공정하지도 못하고 결과도 정의롭지 못한 재앙”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안은 임기만료로 이듬해 결국 폐기됐다.
문제는 그로부터 4년 뒤 이 후보자가 당첨된 서울 서초구 레미안 원펜타스(신반포 15차 재건축)가, 이 후보자 법안 취지대로라면 분상제를 피했을 아파트였다는 것이다. 해당 단지는 2017년 사업 시행 인가, 2018년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모두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본인이 법안까지 내가며 반대했던 분상제가 ‘소급 입법’으로 적용된 단지를 2024년 분양받아 큰 차익을 얻었다. 이 후보자 남편은 이 아파트 전용면적 137㎡(약 54평)에 청약을 넣어 당첨됐다. 분양가 36억7840만원인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70억~8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 후보자가 법안을 발의하며 “조합원들에게는 분담금 폭탄을 안기고, 일반 분양자에게는 로또를 안겨 주는 부당”, “과정이 공정하지도 못하고 결과도 정의롭지 못한 재앙”이라 해놓고 본인이 혜택을 챙겨간 것이다.
이 후보자는 법안을 발의할 무렵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청약이)수억씩 버는 로또가 돼 버렸으니까 이거 누가 안 하려고 하겠나. 다들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하며 기다리게 되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이 후보자는 본인 말대로 20여 년간 전세를 살며 청약가점을 높였다. 그는 2020년 ‘전세 설움’을 호소한 적이 있는데, 전세 보증금이 26억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분상제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분상제의 수혜를 크게 본 이 후보자가 현 정부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인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놓고 다음 사람은 못 올라오게 막는 ‘사다리 걷어차기’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를 청약할 당시 이미 결혼해 분가한 장남을 이 후보자와 같은 주소지에 두어 부양가족수를 4명으로 신고함으로써 청약 가점을 부정한 방법으로 높여 청약에 당첨되었다는 의혹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