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3월 이사회 재정비를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두고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당장 다음주부터 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에 대한 개선책을 도출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만큼 사외이사 장기 연임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사외이사 70% 이상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대규모 교체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총 32명 중 23명이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주별로는 ▷KB 7명 중 5명 ▷신한 9명 중 7명 ▷하나 9명 중 8명 ▷우리 7명 중 3명의 임기가 끝난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첫 선임 때 2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이후 연임 때 1년씩 연장되는 구조로 운영된다.
최장 임기는 6년이며 KB금융만 5년으로 1년 짧다. 통상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규정에 따라 연임하면서 평균 3~4년 재직하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 3월 최장 임기를 모두 채우는 필수 교체 대상자는 윤재원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뿐이지만 4~5년 장기 근속자가 6명인 데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민관 합동 금융지주 개선 태스크포스(TF) 가동과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상당수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을 두고 ‘참호 구축’이라고 여러 차례 꼬집으며 정합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금융지주 이사회가 교수 등 특정 직업 집단 중심으로 편중돼 있고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임기가 같이 가는 구조”라며 “CEO와 이사회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가면 천편일률적으로 의사결정이 살아있지 못하고 서로 견제도 안 된다”고 일갈했다.
지금의 구조로는 이사회가 경영진 감독과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금융지주 개선 TF는 1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선 전반을 손볼 예정이다. 이사회 정합성·독립성 제고도 핵심 안건으로 다뤄지는데 이사회 형식화 문제에 대해서는 모범 관행을 넘어 법·제도 차원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이 시사한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 도입이나 사외이사 임기 차등화, 정보기술(IT) 보안 및 금융소비자 분야 사외이사 구성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 주주총회를 두 달여 앞둔 금융지주로서는 선제적 대응이 과제로 부상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라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TF에서 당장 가이던스가 나오진 않겠지만 그 흐름에 맞춰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사회 재편에 있어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사외이사 겸직불가 조항이 있는 데다 금융회사 특성상 주요 대기업, 법무·회계법인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는 인력 풀 자체가 좁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사외이사 교체가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독립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도 있다”면서 “사외이사의 책임이 무거워지고 있고 금융사의 경우 소위원회가 많아 일반 기업에 비해 사외이사 업무량도 많은 편이라 현행 모범관행에 맞춰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