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공수처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환수를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가 가압류한 계좌 상당수의 잔고가 수 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불과한 ‘깡통 계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검찰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사실상 의미없는 자료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12일 성남시가 신상진 성남시장 명의로 낸 자료에 따르면 성남시가 가압류를 통해 지난 9일 기준으로 확인한 대장동 일당 계좌의 잔고는 전체 범죄 수익의 4449억원의 0.1%인 4억여원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는 김만배 측의 화천대유 계좌는 청구액이 2700억원이었지만, 막상 계좌를 열어보니 인정 잔액은 7만원에, ‘더스프링’ 계좌는 1000억 청구 대비 5만원에 불과했다.
남욱 측의 ‘엔에스제이홀딩스’ 계좌도 300억 청구 대비 약 4800만원, 40억원이 청구된 ‘제이에스이레’ 계좌도 4억여원 수준이었다. 성남시는 “검찰이 이들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을 집행하기 전 또는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미 대장동 일당이 수 천억원의 범죄수익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검찰이 2022년 대장동 일당들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을 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우리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추적과 환수를 위한 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시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범죄수익 환수에 비협조적 태도로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성남시는 “검찰이 처음부터 재산을 빼돌린 정황과 재산 18건에 대한 집행목록을 제공했다면 성남시가 은닉 재산에 대해 더 신속하게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성남시에 제공했다고 하는 4건의 자료는 전체 추징보전 사건 18건 중 극히 일부이고, 나머지 14건은 ‘법원을 통해 확보하라’고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법원에 가서 받으라고 한 자료는 가압류 신청을 안하면 당시 접근할 수도 없는 자료였다”며 “버젓이 검찰청사 내에 존재하는 자료를 놔두고 성남시더러 복잡한 법원 절차를 밟으라는 것은 검찰이 얼마나 비협조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검찰은 지금이라도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작성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장동 일당의 재산 전부에 대한 ‘추징보전 집행 목록’을 성남시에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성남시 보도자료에 대한 입장’을 내고 “모든 계좌는 물론 그 계좌에서 인출된 금원으로 매수한 부동산까지 추적해 보전처분했다. 가압류를 할 때 보전하고자 하는 액수와 실제 집행되는 재산의 가액이 불일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철저한 환수를 위해 계좌 잔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계좌를 가압류했다”며 “검찰은 법원에서 인용된 보전결정문에 나오는 구체적인 재산 목록에 대해 모두 집행을 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도 그대로 공유했다. 계좌 잔고는 늘 유동적이며, 집행 전까지는 정확한 액수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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