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EPA 연합뉴스 |
미국 연방 검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상대로 형사기소를 염두에 둔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 역사에서 재임 중 의장이 이런 수준의 수사 압박을 받은 것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압력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될지를 가를 분기점’이라며 반발했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각) 밤 긴급성명을 통해 “지난 9일 법무부로부터 연준이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대배심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피의자를 기소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다. 미국 사법 체계에서 검찰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은 거부할 수 있으나, 대배심 소환장은 불응 시 ‘법정 모독죄’로 수감되거나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강제력을 지닌다. 검찰이 대배심 명의로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기초 조사를 마치고 정식 기소를 목표로 한 강제 수사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의 증언과 관련하여 형사 기소를 위협하는 조처였다”며 “해당 증언은 부분적으로 연방준비제도의 역사적 청사 건물을 개보수하는 수년에 걸친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연준 본관 건물의 대규모 개보수 프로젝트를 둘러싼 예산 집행의 적정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그는 해당 사업이 몇년에 걸쳐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관리되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불만을 품은 이후 백악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공사 비용 초과와 고가 건축 문제를 부각해왔다.
파월 의장은 “ 전례 없는 이번 조치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더 넓은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며 “이번 위협은 지난 6월의 제 증언이나 연준 건물 개보수와는 관련이 없다. 그것은 명분에 불과하다. 형사 고발 위협의 본질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기준에 따라 금리를 결정했다는 데에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은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 가능성이 연준 의장직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임기는 5월 15일에 종료된다. 파월 의장은 “이 문제는 연준이 앞으로도 증거와 경제 여건에 근거하여 금리를 결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될지를 가르는 문제”라며 “공공 서비스란 때때로 위협에 맞서 굳건히 서는 것을 요구한다. 상원이 인준해준 저의 직무를 계속해서 정직함과 국민을 위한 헌신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번 수사는 트럼프의 측근인 워싱턴 연방 검사 지닌 피로의 사무실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시작되어 파월의 의회 증언과 연준의 지출 기록을 조사 중이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언론에 “특정 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법무장관은 미국 내 모든 연방 검찰청에 세금 낭비에 대한 조사를 우선순위에 두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엔비시(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연준에서 그다지 유능하지 않고, 건물을 짓는 데에도 유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