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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제조업 살릴 수 있나'…CES서 나온 美 현실론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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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미국제조업협회장 "모든 것 미국서 만들 수 있다는 발상, 현실과 거리"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게리 샤피로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사진 왼쪽)와 제이 티몬스 미국제조업협회(NAM) 회장이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김남이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게리 샤피로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사진 왼쪽)와 제이 티몬스 미국제조업협회(NAM) 회장이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김남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 출범 후 제조업 부활을 외치는 정치적 구호가 힘을 얻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보다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현지에서 나온다. 관세와 이민, 글로벌 시장 구조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미국 우선주의'가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CES 2026' 현장에서 제기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게리 샤피로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최고경영자)와 제이 티몬스 미국제조업협회(NAM) 회장이 '미래를 설계하다: 제조업과 혁신, 미국 경쟁력의 방향'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리쇼어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번 CES에서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이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행사장의 수백석 객석이 가득 찼고 일부 참석자들은 서서 대담을 지켜봤다. 현장에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티몬스 회장은 제조업 전략의 방향을 '이상'이 아닌 '현실'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몬스 회장은 "미국이 세계 최고의 제조국이 되겠다는 목표 자체는 옳지만 모든 것을 미국에서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이상과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몬스 회장은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95%는 미국 밖에 살고 있다"며 "동맹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약화하면 미국 제조업의 고객 기반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후(戰後)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동맹과 협력 관계 위에서 구축돼 왔다"며 "관계와 신뢰가 무너지면 수출과 성장 모두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티몬스 회장은 "인력, 비용 측면에서 미국은 전 세계와 협력하지 않고는 제조업을 유지할 수 없다"며 "미국이 잘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게리 샤피로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와 제이 티몬스 미국제조업협회(NAM) 회장이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김남이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게리 샤피로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와 제이 티몬스 미국제조업협회(NAM) 회장이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김남이 기자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상호관세를 둘러싼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오는 14일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티몬스 회장은 "정부가 관세를 도구로 사용하려 하지만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책적 확실성'"이라며 수십 년 단위의 설비 투자를 전제로 하는 제조업 특성상 정책의 일관성이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행정부가 관세를 유용한 도구로 본다는 점은 알고 있고 '동의 여부'는 핵심은 아니다"며 "문제는 관세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과 장기적 방향성이 없는 무역 정책은 미국 내 제조업을 키우는 데 오히려 불리하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 제조업의 또 다른 구조적 한계로는 인력난을 꼽았다. 티몬스 회장은 현재 미국 제조업계에는 약 50만개의 빈 일자리가 있으며 2033년에는 그 규모가 200만개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한층 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티몬스 회장은 "양당 모두가 이 문제를 '정치적 축구공'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이 나라의 경제적 필요에 맞춘 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의욕과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내보내고 있다"며 "나는 그들이 미국인이 되길 원하고, 제조업 종사자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티몬스 회장은 미국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AI(인공지능) 활용이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제조업 관점에서 이 기술(AI)은 미국이 전 세계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더 많은 제조업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나도 그렇다"며 "하지만 규제의 확실성과 같은 올바른 정책 없이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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