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CES 2026 현장에서 '피지컬 AI'와 '중국의 압박'을 동시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장 곳곳에 등장하며 산업이 현실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TV용 디스플레이에선 LCD 진영의 화질·원가 공세가 거세졌다는 진단이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해법으로 '프리미엄 가치 강화'와 '가격 경쟁력' 두 축을 제시하며 인공지능 전환(AX)과 가상 설계(VD)를 원가 혁신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웠다.
7일(현지시간) 정 사장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야기했던 피지컬 AI가 현실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어떤 곳은 수준이 높고 일부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도 발맞춰 혁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의 시선이 머문 또 하나의 키워드는 중국이었다. 그는 "중국 회사 몇 곳을 방문했는데 경쟁이 정말 치열해졌다는 걸 체감했다"며 "OLED를 따라잡기 위해 LCD가 화질과 원가 방면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만 LCD가 OLED의 본질적 강점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정 사장은 "OLED와 LCD는 전혀 다른 기술이라 근본적 차이는 명확하다"며 "실제 시청자나 전문가들은 이 차이를 분명히 느낄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온라인으로 TV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OLED의 강점을 더 강조하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TV 시장 대응 전략을 '하이엔드 수성'으로 잡았다. "TV 시장은 어렵지만 자사 OLED TV 패널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다"며 "하이엔드 시장 수성이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OLED가 LCD보다 공정이 복잡해 가격 부담이 생기는 현실도 인정했다. 그는 "고객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 사업이 원활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번 전시에서 첫선을 보인 SE 모델이 그 맥락에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원가 혁신의 방향성도 '싼 부품'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못 박았다. 정 사장은 "수율은 이미 굉장히 높다"며 "재료를 바꾸거나 마스크 수를 줄이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OLED 1등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 혁신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턴어라운드 이후의 목표 역시 같은 축 위에 놓였다. 그는 "2년 이상 원가 절감 등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얻은 성과"라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경영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추격하는 상황에서 기술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으면 앞서갈 수 없다"며 "최근 고객은 압도적 기술력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요구한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춰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업황 전망에 대해선 '예측보다 체력'에 방점을 찍었다. 정 사장은 "업황이 너무 빨리 바뀌어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예측 불가의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시황 예측이 아니라 어떤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경쟁력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반복해 꺼낸 수단이 AX와 VD다. 정 사장은 "기술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AX에 집중해야 한다"며 "LG디스플레이는 VD(가상 설계) 툴이 있는데 AX와 VD를 결합하면 성능이 좋아지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조건의 테스트를 VD로 압축하면 실제 제작·검증 횟수를 줄여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것들이 원가 혁신 기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며 "피지컬 AI도 실제로 로봇을 도입할 부분이 있을지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가 '디스플레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짚었다. 정 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요구하는 디스플레이 규격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규격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며 "신뢰성이 높고 곡면을 구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 OLED 기술 등을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로보틱스 업체들이 아직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차량용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로 새롭게 생겨날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투자와 관련해선 '타이밍'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들었다. 정 사장은 "재무 손익이 좋아지면서 투자할 부분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설비 투자는 한 번 하면 1년반~2년 후 가시화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재원을 가용한다"고 말했다. 8.6세대 투자와 관련해선 "투자는 경제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에선 고객과 제품 조합을 따져봤을 때 8.6세대 투자로 수익을 만들 타이밍이 아니다"며 "현재 수준은 6세대로 커버할 수 있다"라고 했다.
CES 2026 특별취재팀 = 라스베이거스(미국) 김문기 부장·배태용·옥송이 기자·취재지원 최민지 팀장·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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