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ybox]이 글은 안희철 법무법인 DLG 변호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graybox]
조각투자 장외거래소(STO 거래소) 예비인가 논란, 대한민국 혁신 스타트업 죽이기
금융위원회는 2026년 1월 7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 안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뮤직카우”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 매우 유력하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 혁신금융사업자로서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해 온 루센트블록은 선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논란이 일자 금융위원회는 곧바로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관련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내 다수가 크게 분노한 이유는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가 오랜 기간 동안 반복해온 약속, 즉 혁신을 먼저 추구한 자가 제도화 국면에서 우선적으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정부가 완전히 저버렸기 때문이다. 조각투자 거래에 있어서 가장 앞 단에서 혁신을 추구해 온 루센트블록은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에서 탈락하게 되면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소멸되어 더 이상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 처분은 2026년 1월 14일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이 결과가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변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규제 샌드박스 - “특례”가 아니라 “혁신을 추구한 기업에 대한 국가의 사업화 약속”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해서 규제를 잠시 풀어주는 제도 정도로 오해하면 안 된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하 “금융혁신법”)은 금융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혁신 금융서비스를 지정하여 시장 출시를 돕는 법률로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근거가 된다. 금융혁신법을 근거로 혁신금융서비스의 사업자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동안 규제 특례를 받는 대신 부가조건(소비자 보호장치), 감독·보고, 사고대응, 사업 지속가능성 등을 검증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즉, 국가가 시장에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실험을 허용하되 리스크가 없다고 확인되면 정식 서비스로 인정받도록 하는 제도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STO 거래소) 예비인가 논란, 대한민국 혁신 스타트업 죽이기
금융위원회는 2026년 1월 7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 안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뮤직카우”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 매우 유력하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 혁신금융사업자로서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해 온 루센트블록은 선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논란이 일자 금융위원회는 곧바로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관련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내 다수가 크게 분노한 이유는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가 오랜 기간 동안 반복해온 약속, 즉 혁신을 먼저 추구한 자가 제도화 국면에서 우선적으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정부가 완전히 저버렸기 때문이다. 조각투자 거래에 있어서 가장 앞 단에서 혁신을 추구해 온 루센트블록은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에서 탈락하게 되면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소멸되어 더 이상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 처분은 2026년 1월 14일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이 결과가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변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규제 샌드박스 - “특례”가 아니라 “혁신을 추구한 기업에 대한 국가의 사업화 약속”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해서 규제를 잠시 풀어주는 제도 정도로 오해하면 안 된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하 “금융혁신법”)은 금융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혁신 금융서비스를 지정하여 시장 출시를 돕는 법률로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근거가 된다. 금융혁신법을 근거로 혁신금융서비스의 사업자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동안 규제 특례를 받는 대신 부가조건(소비자 보호장치), 감독·보고, 사고대응, 사업 지속가능성 등을 검증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즉, 국가가 시장에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실험을 허용하되 리스크가 없다고 확인되면 정식 서비스로 인정받도록 하는 제도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핵심은 “일시적인 규제 해제나 실증 테스트”가 아니라 “정식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애초에 실증특례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 실증을 통해 안정성이 확인된 사업 모델을 제도권으로 도입하는 브리지(bridge) 기능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금융혁신법은 일정 요건을 갖추어 인·허가 등을 받은 혁신금융사업자에게 최대 2년 범위의 배타적 운영권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위는 2025년 6월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배타적 운영권의 발생 요건(지정기간 만료 전 인허가, 실제 출시 및 운영 범위 등)과 절차를 구체화했다. 이러한 배타적 운영권은 특정 스타트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혁신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를 선도한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다.
온갖 규제와 민형사상 법적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추구한 기업에 대하여 위와 같은 보상 마저도 없다면 대한민국의 혁신가들이 선도자(First Mover)로서 혁신을 추구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수년간 낡은 규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규제기관이 부여한 부담스러운 조건을 이행하면서 기술 안정성을 입증하고 투자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면서 시장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국가는 정식 제도화 국면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노력과 위험 부담을 무시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
예비 인가 결정 과정의 문제점 – 혁신을 추구한 First Mover 스타트업에 대한 사망 선고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사안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법, 정책적 문제가 종합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첫째, 예비 인가 기준이 혁신에 대한 검증과 안정성 있는 산업을 구축하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보다 해당 사업에 대한 인프라나 자산의 보유 등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 등 기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우대와 나눠먹기식 인가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역시 있다. 만일 이러한 점이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스타트업은 혁신을 추구해 봐야 인프라가 큰 대기업이나 기존 기득권 사업자, 기존 전통시장에 뺏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게 본인들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본인들이 갖고 있는 막대한 인프라 하에 혁신적인 기업의 사업 모델을 모방하면 충분하다는 반혁신적인 태도를 야기시킨다.
물론, 사업의 안정성 측면이나 투자자 보호 관점, 시장 보호 관점 등에 있어서 사업자의 인프라 역량이나 자산 규모 등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인프라가 다소 부족한 혁신 사업자에게도 제한적, 조건부 실험을 자유롭게 허용하여 세상에 없는 혁신적인 시장 가능성을 검증하게 하는 것이고, 이러한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배타적 사업권을 일정 기간 보장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기회와 보상을 주기 위한 제도이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혁신법 제21조(혁신금융사업자의 인·허가 등의 신청 등), 제23조(배타적 운영권) 등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예비인가 결과처럼 공식적인 제도화의 문턱에서 자산과 인프라를 가진 자, 또는 기존의 기득권 사업자, 준정부 기관 등이 결국엔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면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사실상 허울 뿐인 제도로 전락하게 된다.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규제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겨우겨우 연구개발을 하면 자금력이 있는 인프라 사업자가 그 서비스를 유사하게 제공하며 결국 예비인가를 받아내는 모습. 이게 이번 STO 거래소 예비인가 결과의 현주소다.
둘째, STO 거래소 인가를 최대 2개로 제한한 정책 설계 자체 역시 구조적으로 큰 문제를 가져온다. 금융위는 2025년 9월 운영방안을 발표하며 조각투자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규모가 크지 않으며, 플랫폼이 난립하면 유동성이 분산되어 환금성이 떨어지고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인가를 최대 2개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인가를 2개 사업자로 제한하는 순간 가장 앞장서서 혁신을 추구했던 선도자(First Mover)에 대한 보상은 없어지고 추격자(Fast Follower)가 모든 과실을 가져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야기된다. 조각투자 유통플랫폼은 초기 유동성, 가격형성, 소비자 보호 등이 한 몸으로 엮이는 인프라 산업이다. 누가 첫 관문을 통과하느냐는 단기 사업 기회가 아니라, 향후 시장 구조(경쟁, 혁신, 진입장벽)의 형태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 첫 관문을 2개로 제한해 놓고 그동안 모든 법적, 정책적 위험을 온 몸으로 감수해 왔던 선도자를 배제한 이번 예비인가 발표는 과연 우리나라 정부가 혁신을 추구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셋째, 선도자와 추격자 사이의 기술 비밀 탈취 등에 대한 논란이 큰 상황에서 이러한 예비인가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 역시 문제가 된다. 이번에 예비인가 후보자 2인 중 하나로 선정된 '넥스트레이드(NXT)-뮤직카우' 컨소시엄의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과거 루센트블록와 비밀유지약정(NDA)을 체결한 상태에서 루센트블록의 사업 구조나 서비스 구조,운영 경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그 이후 STO 거래소 인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취득한 국내 최초의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인데 위와 같은 의혹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예비인가 후보자에 선정되었다는 점 공정성이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반복하여 갖게 한다. 또한, 결과적으로 자본과 인프라가 큰 기득권 사업자들끼리 결국 혁신 시장까지도 사후적으로 사이좋게 나눠 가지게 되었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다. 도대체 왜 이렇게 안 좋은 선례를 만든 것일까.
넷째, 이번 논란은 STO 제도화 자체가 현재 과도기라는 시기적인 맥락과 맞물려서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STO 거래소, 조각투자 등과 같이 과도기인 산업일수록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 법률이 완전하게 정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산업과 시장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려면, 불가피하게 민간이 규제 리스크를 떠안고 실증을 수행해야 한다. STO 거래소 역시 민간인 스타트업이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증을 진행한 셈인데 결과적으로 완전한 민간이라고는 보기 힘든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NXT)가 주도한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후보자 2인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렇게 모든 위험을 감수한 민간이 제도화 단계에서 배제되는 그림이 반복되면 다음 과도기 혁신 산업(예컨대, 실물자산토큰화(Real World Aseet, RWA), 비정형증권, 디지털 채권 유통 등의 산업)에서 누가 먼저 혁신을 주도하여 실증을 진행할까? 이 역시 의문이다.
원칙 없는 규제 샌드박스 운영 없이는 혁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
혁신을 감내하고 이겨낸 자는 해당 산업의 제도화 과정에서 어떤 지위를 갖는가? 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만들어 주었는가? 우리가 이것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더 이상 창업 생태계에 희망이 될 수 없다.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된 스타트업의 경우 해당 서비스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최종적인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방향성이 명확히 확립되어야 한다. 이번 사안은 특정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방식과 구조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는 사안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을 잠시 허용하는 제도가 아니라, 혁신가에게 “위험을 감수해도 된다”는 정책 신뢰를 제공하고 약속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그 신뢰가 무너지고 기존 시장의 기득권자가 상대방의 혁신을 뺏는 구조가 자리잡으면 이번 STO 거래소 산업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 분야의 혁신 산업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보호하는 원칙이 설 때 대한민국은 혁신을 말할 최소한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지금 이 시간에도 밤을 새워 혁신을 추구하고 세계를 선도할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우리 스타트업을 위한 약속이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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