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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HLB 의장 "'삼고초려' 영입 김태한, 간암신약 상용화 등 역량 발휘 기대"

이데일리 임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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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1월04일 0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김태한 HLB(028300) 바이오 부문 총괄회장은 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이사이자 설립자로 잘 알려졌다. 바로 삼성그룹의 첫 바이오 계열사를 세우고 3공장까지 궤도에 올린 입지전적 인물이다. 김 회장은 2011년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로 약 1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김 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종합화학 상무, 삼성토탈 전무, 삼성전자 부사장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사업 전략과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다. 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던 김 회장은 애시당초 혁신 신약을 마음에 품은 사람이었다.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대 대기업의 실패없는 바이오 신사업을 위해 매출을 낼 수 있는 위탁개발 및 생산(CDMO)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단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혁신 신약으로 확장시켜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는 삼성의 또 다른 바이오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별개의 구상이었다. 이 같은 생각의 흐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4년 아스트라제네카와 합작사로 설립한 아키젠바이오텍에서도 드러난다. 아키젠은 항암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게 목적이었지만 시장의 흐름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청산절차에 돌입해 2022년 청산작업을 마무리지었다.

김 회장 또한 2022년을 기점으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고문직으로 내려왔다. 임기가 만료한 2023년 초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았다.

그런 김 회장이 최근 HLB그룹의 바이오부문을 총괄하는 회장직을 수락했다. 바이오 시장에서는 김 회장이 신약의 꿈을 HLB에서 이룰지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는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에게 김 회장 영입의 경위와 의미를 들었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사진=HLB)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사진=HLB)




2019년 첫 만남 뒤 삼고초려로 영입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지난 3년간 김 회장이 조용히 지냈지만 삼성과 계약에 따라 고문으로 있었다"며 "김 회장을 영입하고 싶다고 해도 상근직으로 영업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계약이 끝나면 혁신 신약이라는 신화를 함께 마무리 지어보시면 어떻겠느냐고 1년 넘게 꾸준히 설득했다"고 말했다.

진양곤 의장은 김 회장과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한다. HLB의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위암 임상 3상에서 문제가 생겼던 2019년이었다. 6년 전인 당시만 해도 임상실패를 하면 이른바 '사짜(사기꾼) 회사'라는 소리를 듣던 때였다.

진 의장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던 국내 회사가 HLB밖에 없었다"며 "신약 개발을 하다보면 임상 실패는 디폴트 값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임상실패를 사기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HLB는 망한 회사라고 여겨질 때 유일하게 김태한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얘기를 들어보자고 송도로 초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신약을 개발한 것 자체도 대단하다며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싶다고 미팅을 요청했다. 2시간가량 미팅을 하면서 바쁜 분이 리보세라닙 기전부터 개발과정 모든 것에 대해 전부 공부하며 듣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큰 회사에서 (저를) 예우해주는 것도 겸손했고 능력·품격·문화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진 의장은 김 회장을 한번이라도 만나본 이들로부터 한결같이 그를 존경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김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꾸준히 그를 HLB로 영입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그 분) 성격상 도전하고 성과내는 것을 좋아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많은 좋은 제안을 받았겠지만 도전적인 과제로 HLB를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지난 12월초 HLB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실 그 시점에는 김 회장의 합류가 확정된 내용이 아니었다. 12월 중순이 넘어 최종 합류가 결정됐다.

그는 "회사의 성장단계에 따라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 제가 지난 20여년간 해온 일은 열심히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며 "꽃을 피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면 땅을 갈아엎고 극심한 가뭄에도 물을 주고 정성을 기울이는 일은 저라도 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꽃을 만개시키고 이를 유지시키는 것에는 또 다른 역량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상용화 단계에서는 누구라도 다른 분을 모셔야했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먼저 자리를 비워 만들어 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김 회장이 동의 안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가 최적임자라고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HLB는 바이오뿐 아니라 비바이오 사업군도 이끄는 지주회사격이라 바이오부문 총괄 회장인 김 회장은 이사회 외적으로도 참여 권한이 있다는 설명이다.

진 의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저는) 권한을 가진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역할"이라며 "김 회장은 책임의 역할보다는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최종 책임은 오너가 진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김 회장이 마음껏 미래를 설계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암신약 FDA허가 재신청 등 올해 빅 이벤트 4건

진 의장에 따르면 HLB의 바이오사업은 올해 빅 이벤트 4건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HLB는 1월 중 항서제약과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간암 신약 품목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세 번째 FDA 품목허가에 도전하는 것이다.

신약 허가 재신청 이후 클래스 1로 분류되면 접수일로부터 2개월, 클래스 2로 분류되면 6개월 내로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이르면 올해 3월 늦어도 올해 7월 내 병용요법에 대한 FDA의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뜻이다.

클래스2의 경우 FDA가 재실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심사 기간이 길어진다. 다만 신약 품목허가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FDA가 기존과 같이 보완요청서(CRL)를 재차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월 중 담관암 신약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신약 품목허가 신청도 예정돼 있다. 이로써 HLB는 올해 상반기에만 두 건의 신약 허가에 도전한다.

오는 4~5월 중에는 HLB이노베이션(024850)의 100% 신약개발 자회사인 미국소재 베리스모의 키메릭항원수용제티세포(CAR-T) 고형암 중간임상 결과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까지 혈액암 대상으로만 허가받은 CAR-T 영역에서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임상 데이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지난 임상 3상에서 고배를 마신 HLB테라퓨틱스(115450)의 안과질환 파이프라인의 두번째 글로벌 3상 결과가 오는 6월에 예정돼 있다.

그는 "HLB그룹 내 글로벌 수준의 제조설비를 갖춰야할 이유가 있는 회사들이 있다"며 "연내 FDA 품목허가에 도전하는 간암, 담관암 신약의 중장기 생산기지가 될 HLB제약(047920)은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HLB펩(196300)은 FDA로부터 펩타이드 원료 생산기지 실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며 "국제 기준에 맞는 화학·제조·품질관리(CMC)와 규제에 대한 김 회장의 이해와 역량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상용화 시점부터는 빅파마와 경쟁해야 한다. 이는 열심히 해서만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네트워크와 영업력이 글로벌 시장 침투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도 김 회장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HLB그룹이 혁신 신약 연구 성과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국면에서 김 회장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회장의 역할을 명예직이 아닌 실행 총괄로 규정한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일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의 신약 개발 전략과 실행을 총괄해야 한다. 바이오업계는 혁신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불확실성이 큰 품목허가와 상업화 단계에서 김 회장이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병용요법 FDA 품목허가 재신청이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HLB그룹은 사업활동을 위한 자금 조달을 마쳤다.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로부터 1억4000만달러(2000억원)를 교환사채(EB) 형태로 투자유치했고 납입도 완료했다.

진 의장은 "미국 상업화 성공을 위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원화로 조달했더라면 달러 환율 때문에 아찔했을 것"이라며 "달러로 납입 받아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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