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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FDA,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규정' 의미와 시사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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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내달 2일 의료기기 품질시스템 규정(Quality Management System Regulation·QMSR)을 전면 시행한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기존 21 CFR Part 820, 이른바 QSR(Quality System Regulation)을 ISO 13485:2016 기반으로 재편하되 FDA 고유의 규제 요구사항을 추가 반영한 대대적인 규제 전환이다.

겉으로는 국제 표준과의 조화를 통한 규제 단순화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게 될 변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많은 의료기기 기업이 "이미 ISO 13485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니 QMSR 대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자칫 2026년 이후 FDA 현장 심사(inspection)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QMSR은 단순한 형식 통합이 아니라 FDA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규제 철학을 ISO 13485 체계 안에 녹여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QMSR은 기존 QSR을 완전히 폐기하고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ISO 13485를 기본 구조로 수용하면서 FDA의 규제 철학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에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는 품질경영시스템 표준을 FDA 규제 체계에 공식적으로 편입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중요한 점은 FDA가 ISO 13485를 그대로 받아들인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설계 관리 불만 처리 시정 및 예방조치(CAPA) 시판 후 감시 등 핵심 영역에서는 여전히 FDA 고유의 기대 수준이 유지된다. 즉 QMSR 체계에서의 핵심 질문은 'ISO 13485를 충족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해당 품질시스템이 실제로 환자 안전과 제품 품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이다.

이는 문서 중심의 심사에서 벗어나 실제 운영 사례와 그 결과를 중시해 온 FDA의 기존 접근 방식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의료기기 제조 현장에서 ISO 13485 인증을 일종의 '안전판'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ISO 13485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품질시스템 표준이다.

그러나 FDA는 오래전부터 인증 보유 여부보다 의료기기 설계 변경이 어떻게 관리됐는지, 불만이 어떤 절차를 거쳐 평가되고 시정조치로 연결됐는지, CAPA가 실제 문제 해결로 이어졌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해 왔다. 특히 설계 관리 영역에서는 설계 입력과 출력, 검증과 유효성 확인 간의 논리적 연결성과 추적성이 여전히 핵심이다. 또한 불만 처리와 의료기기 이상 사례 보고(MDR) 간 연계, CAPA의 원인 분석과 효과성 검증 역시 QMSR 시행 이후에도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적으로 ISO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더라도 실제 품질시스템 운영 기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FDA 현장 심사에서 지적받을 여지는 충분하다. 물론 QMSR 시행 초기에는 FDA 조사관(inspector)들 역시 새로운 규정 체계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규제 강도의 완화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ISO 13485 기반 문서 체계를 전제로 그 안에서 FDA 요구사항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더 구조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현장 심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심사 현장에서는 '각 절차가 ISO 13485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보다 '최근 발생한 사례에서 해당 절차가 품질관리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의료기기 품질 규제가 문서 정합성에 머무르지 않고, 품질시스템이 현장에서 얼마나 일관되고 신뢰성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QMSR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의료기기 기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정 업데이트가 아니다. ISO 13485와 QMSR 간 조항 비교나 형식적인 갭(Gap)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운영 사례를 기준으로 FDA 관점에서 취약한 영역을 식별하고, 설계 관리·불만 처리·CAPA 등 핵심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우선 점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품질시스템 문서와 실제 현장 운영 간 괴리를 줄이는 작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QMSR 체계에서는 문서의 존재 여부보다 해당 문서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가 품질시스템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결국 QMSR 대응의 핵심은 문서를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품질시스템이 현장에서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데 있다. FDA의 QMSR 전면 시행은 의료기기 산업에 있어 국제 정합성 강화라는 긍정적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기업의 규제 대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2026년 2월 2일은 단순한 시행일이 아니라 품질시스템에 대한 FDA의 기대 수준이 재정의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FDA 현장 심사의 성패는 현시점에서 QMSR 요구사항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대비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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