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톡톡] 박성호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박성호 변호사./사진=김창현 머니투데이 기자 |
'사고사망만인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상시 근로자 1만명당 비율로 환산한 지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에서 매년 산정하는 이 비율은 건설업체의 산업재해발생률을 보여준다.
사고사망만인율은 외부로 공표되지는 않지만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평가할 때나 공공건설공사 입찰참가자격을 심사할 때 활용된다. 이 비율이 나쁘게 나오면 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약 3년은 영향이 있는 구조라 건설업체에 큰 타격이라고 한다.
문제는 건설업 특성상 업체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충분히 했는데도 부득이하게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고사망만인율은 업체 잘못으로 사고가 난 것인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는다. 억울하게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어도 점수를 바꿀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그런데 최근 박성호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사법연수원 32기)가 해당 통보에 이의제기를 해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2024년 한 전문건설업체, 지난해 11월 한 종합건설업체를 대리해 사고사망만인율 통보를 일정 기간 막아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변호사가 여태 행정소송의 영역이 아닌 것으로 생각해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건설업계의 억울함을 풀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집행정지를 이끌어 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먼저 사고사망만인율 통보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에 대한 다툼이 있었다. 공단은 해당 통보가 건설업체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한 사실의 통지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해당 통보가 건설업체의 구체적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한다며 행정소송 대상인 '처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고사망만인율 통보가 행정소송 대상이 된다는 점을 인정받은 데 더해 집행정지까지 끌어낸 데에는 박 변호사가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을 내세워 변론을 한 것이 주효했다. 박 변호사는 건설업체의 과실이 명확하지 않거나 법적 과실책임을 놓고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 미리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사고사망만인율 통보에 대한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건설업체는 공공 건설공사 입찰 등에 문제 없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사고사망만인율에 영향을 주는 사고 등의 책임 소재를 다투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 집행정지가 유효하다. 그래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업을 이어갈 수 있어 숨통이 트인다. 본안 소송에서 건설업체 잘못이 없었다는 점까지 인정받는다면 최종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박 변호사는 "산업재해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체가 실제로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고사망만인율이 나쁘게 나와 갑자기 심각한 경영상 위기에 빠지게 된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사고 관련 처리도 힘든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상 수주가 어려워지는 등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원에서도 이와 관련해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서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났는데도 책임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업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면 법률적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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