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에 매서운 한파와 강풍, 폭설이 몰아쳤다. 10일 하루에만 8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 중 7명이 ‘블랙 아이스(Black Ice)’ 교통 사고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에 눈이나 비가 매우 얇게 얼어붙어 생기는 얼음층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 불린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0일 오전 6~7시 경북 상주 서산영덕 고속도로 남상주IC 근처에서 추돌 사고 3건이 잇따라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차량 30여 대가 뒤엉키면서 영덕 방향은 4시간, 청주 방향은 6시간 가량 마비됐다.
첫 사고는 오전 6시10분쯤 발생했다. 영덕 방향으로 달리던 9.5t 화물차가 미끄러져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뚫고 추락했다. 이 사고로 40대 화물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뒤따라 달리던 차량 6대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연쇄 추돌해 7명이 다쳤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0일 오전 6~7시 경북 상주 서산영덕 고속도로 남상주IC 근처에서 추돌 사고 3건이 잇따라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차량 30여 대가 뒤엉키면서 영덕 방향은 4시간, 청주 방향은 6시간 가량 마비됐다.
첫 사고는 오전 6시10분쯤 발생했다. 영덕 방향으로 달리던 9.5t 화물차가 미끄러져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뚫고 추락했다. 이 사고로 40대 화물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뒤따라 달리던 차량 6대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연쇄 추돌해 7명이 다쳤다.
10일 서산영덕고속도로 경북 구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진은 추돌 사고로 승용차가 불에 타고 있는 모습.(경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
10일 오전 서산영덕고속도로 남상주 부근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등 4명이 숨졌다./한국도로공사 CCTV |
이어 오전 6시34분쯤 약 2㎞ 떨어진 맞은 편(청주 방향) 차로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트레일러에서 H빔이 떨어져 뒤따르던 투싼 SUV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투싼 차량에 탄 20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차량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전소했다. 추돌 사고는 계속 이어졌다. 오전 7시2분쯤 청주 방향으로 달리던 차량 8대가 앞서 발생한 사고 현장 근처에서 잇따라 추돌했다. 그 과정에서 쏘나타 승용차에 탄 4명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쏘나타 승용차가 멈춰서지 못하고 (앞서 달린) 25t 화물차를 들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는 비가 약하게 내리고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온은 영하 1.2도였다. 목격자들은 “도로가 얼어붙어 사람이 그냥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미끄러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가 사고 구간에 미리 제설제를 뿌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국토교통부가 감사에 착수했다. 기상청이 주말 전국에 눈·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는데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것이다. 도로공사 측은 “오전 4시30분쯤 순찰할 때는 도로 상태가 양호했다”며 “5시쯤부터 비가 와서 제설제를 살포하던 중이었다”고 했다.
10일 오전 7~8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월곡교 근처에서는 화물차 3대가 잇따라 미끄러져 운전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경찰은 그늘진 내리막에 블랙 아이스가 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에선 강풍에 간판이 떨어져 지나가던 20대가 숨졌다. 10일 오후 2시21분쯤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거리에서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철제 간판이 떨어졌다. 그 아래를 지나가던 A(27)씨가 깔려 숨졌다. 소방 당국은 당시 의정부에 순간 초속 9m 강풍이 불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간판을 고정한 건물 외벽이 함께 떨어졌다”며 “간판을 제대로 설치·관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의 한 주유소에서는 강풍에 담장이 무너져 50대 주유소 직원이 다쳤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선 상가 등 1919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철제 구조물이 바람에 날아가 전선을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일 오후 3시15분쯤 경북 의성군에선 산불이 나 주민 2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의성에선 작년 3월에도 산불이 나 주민 1명이 숨지고 주택 430동이 불탔다. 소방당국은 “강풍이 불어 산불이 빠르게 번졌지만 때마침 눈이 내려 3시간 만에 큰불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1년 전 악몽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농장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났을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전국에 이례적으로 ‘태풍급’ 강풍이 불었다. 제주도에는 최대 시속 106.6㎞의 강풍이 불었다. 인천은 최대 시속 92.9㎞를 기록했다. 여름철 태풍의 최대 풍속이 보통 시속 61km 이상인데 이보다 강한 바람이 분 것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북쪽 상공에 영하 30~40도의 찬 공기 덩어리(절리 저기압)가 자리잡으며 전국에 차고 강한 바람을 밀어 내고 있다”며 “12일 아침에도 강풍과 블랙 아이스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날씨에는 제동거리를 평소보다 2배 이상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며 “특히 새벽 운전은 피하는 게 낫다”고 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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